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과 대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사회 전반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4월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미국인의 비율이 5년 만에 처음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3월 마지막 주, 미국 성인 3,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7%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이는 전년도인 2024년보다 4%포인트 낮은 수치로, 반중 감정이 처음으로 완화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국을 ‘미국의 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42%에서 약 3분의 1로 감소했으며,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로 중국을 꼽은 비율도 지난해 대비 8%포인트 하락한 42%로 집계됐다.
퓨 리서치 센터는 보고서에서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전반적으로는 경직된 태도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이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와 함께 미국이 다시 고율의 대중 관세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중은 미중 무역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이 중국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6%에 달하지만, 관세 인상이 미국 경제나 개인의 생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중국 지도자 시진핑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매우 낮았다. 응답자의 75% 이상이 시진핑이 국제 문제에서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신뢰가 거의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층에서 반중 정서 완화가 더 두드러졌다. 중국을 ‘적’으로 인식하는 공화당원 비율은 2024년에 비해 14%포인트 감소했으며, 민주당원 사이에서도 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의 글로벌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인식에서는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 강국이라고 믿고 있는 반면, 38%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주도국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73%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응답해, 중국의 부상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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