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은 배우고 노력해서 도전하는 용기를 갖는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진짜 역사를 공부하게 되면 ‘독립과 자강’이라는 주제를 갖게 되고 그 주제와 씨름하게 되어있다. 내 이웃, 내 나라가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나라가 되려면 ‘언젠가의 자강’을 꿈꾸는 것이 엘리트의 당연한 소명이다.
얼치기 엘리트는 매사에 성공을 서두르다 모방에 머물러 그 ‘원인을 탐구하는 힘’이 부족하다. 반면 진짜 엘리트는 선진국의 발전을 단순히 부러워하지 않고 그 밑바닥에 있는 이치를 캐내 당당히 각고(刻苦)하는 정신을 갖고 비록 지금은 미약한 출발이라도 몇 번이고 갈고 닦아서 ‘우리의 빛’을 세상에 발하려고 한다.
주체성을 가진 존재가 꾸는 진짜 꿈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꿈에서조차 씨름하고 강제로 종료되지 않는 뇌의 상태, 새벽 2시든 3시든 선잠 속에서 문장 한두 개 설익은 아이디어를 잊지 않으려고 메모하게 하는 그 무엇…… 마침내 찾게 된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고 화두 하나를 만나게 되면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것들은 다 잘라내고 다시 공들여서 쓰기 시작하는 일, 그것은 노예가 꿈꿀 수 없는 진짜 꿈인 것이다.
19세기의 서유럽은 동양인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나, 아니면 추격할 수 있는 상대였나? 이 장에는 이런 질문과 함께 그 이면에 숨겨진 것들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동안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 1750년까지는 동서양의 차이가 없었는데 이때부터 대분기가
생겼다고 한다.
당시 영국에서 산업혁명의 발명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진국이던 프랑스조차 프랑스 대혁명과 뒤이은 나폴레옹의등장으로 유럽 대륙 전체가 뿌리째 흔들림에 따라 군사 분야와 일부 지역의 소규모 공장을 제외하고는 산업화가 진전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830년대 이후에야 서유럽에서 산업혁명이 가능했다.
따라서 서유럽(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 근대가 주류가 된 시점은 1830년대와 1840년 사이였고 오늘날 현대사회를 꽃피운 뿌리가 이 시기에 형성됐다. 동양은 이런 계기가 없었을까? 어느 나라가 ‘열두 정탐꾼’의 마음을 품고 서구를 파악하고 근대의 퍼즐을 풀었을까?
[대전환기9]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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