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K하이닉스 '약진'의 견인차 'H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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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SK하이닉스 '약진'의 견인차 'HBM'

비즈니스플러스 2025-04-20 08:52: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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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약진이 가파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의 행보에 경제산업계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관련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32조7700여억원이었던 매출은 일년만에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마이너스 7조7000여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1년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이같은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끄는 건 단연 HBM(고대역폭메모리)다. HBM의 실적 호조로 SK하이닉스를 글로벌 D램 시장에서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1위는 점유율 36%인 SK하이닉스다. 같은 자료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34%와 25%의 점유율로 2위와 3위였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D램 시장 1위를 차지한 건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특히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70%로 압도적이다. 이제 HBM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간판 아이템이 된 셈이다.

◇차세대 D램으로 확신해 연구개발 지속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위상을 높일 수 있었던 건 이미 오랜 기간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를 이어왔던 것이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역사의 시작은 2010년경 AMD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제품 스펙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AI 관련 시장이 태동 전이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발전 속도의 병목현상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었다.

컴퓨팅 시스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 향상 이슈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중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던 시기였다. 또한 D램 미세공정의 난이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업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관련 공정 기술로 주목받던 게 'TSV'(Through Silicon Via)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에 전극을 연결하는 고난이도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TSV 기술의 제품화를 기대하면서 많은 연구와 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TSV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투자액 회수가 가능한 제품군 및 시장이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TSV 기술 개발에 과감히 뛰어든 건 SK하이닉스였다. 2009년 'TSV기술개발팀'을 만들었던 SK하이닉스가 HBM과 3DS(3D Stacked Memory) D램을 함께 개발한 것. 

초기 HBM 개발 당시 내부에서도 1024개나 되는 I/O(Input/Output, 정보입출구)가 정상 동작할 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SK하이닉스 관계자의 전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초기 장비 투자 등 개발비용이 매우 비싼 HBM을 수요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며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언젠가 HBM이 차세대 D램을 이끌어나갈 제품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HBM)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같은 개발 의지로 1세대 HBM의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성과를 올린 SK하이닉스는 정기 사업회의를 진행하며 다음 세대 제품의 성공을 위해 노력했다. 이후 HBM2E 부터는 외부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목표로 잡고 협업을 강화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조화롭게 접목해야 하는 HBM의 경우 유관 조직과 협업으로 난제를 풀고 시너지를 높이는 게 특히 중요했다. 이에 따라 현재 HBM의 기틀이 된 주요 요소 기술들의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HBM4 12단 샘플 / 사진=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1위 굳히기에 성공한 것은 2020년대 초반이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진 연구와 투자를 기반으로 2023년 4세대 12단 HBM3와 5세대 HBM3E 개발에 연이어 성공한 SK하이닉스는 현재 반도체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고객에게 납품했으며, 이후 6개월만에 HBM3E 12단 신제품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같은해 11월에도 현존 최대 용량인 HBM3E 16단 제품 개발을 공식화하며 선도적인 기술력을 또 한번 증명했다.

SK하이닉스가 꼽는 HBM 성공의 1등 공신은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을 한번 더 고도화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는 기술로, 기존 공정 방식 대비 열 방출에 특히 효과적인 공정으로 평가받는다. 

12단 HBM3부터는 기존보다 칩의 적층을 늘렸기 때문에, 방열 성능을 더욱 강화해야 했다. 특히 기존 MR-MUF 방식으로는 12단 HBM3의 더 얇아진 칩들이 휘어지는 현상 등을 다루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기존의 MR-MUF 기술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했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도 성공의 기반

SK하이닉스 HBM의 성공에는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이닉스는 SK에 인수되기 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였고 미래 기술이나 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나 관심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SK 그룹에 편입된 이후 하이닉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기술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원은 고객의 요청 사항이나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난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힘이 됐다. 

특히 SK그룹에 하이닉스가 편입된 직후인 2012년은 메모리 업황이 매우 좋지 않아 대부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이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SK는 그룹 차원의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언제 시장이 열릴지 모르는 불활실성을 가진 HBM에 대한 투자도 포함돼 있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연간 투자금액과 연구개발비는 꾸준히 늘어났다. 2011년 3조5000여억원 수준이던 반도체 관련 투자금액은 지난해 18조원으로 5배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같은 기간 매출대비 연구개발비도 약 8~12%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주목되는 건 SK하이닉스의 HBM 반도체 분야 경쟁력이 더욱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글로벌 최대 반도체 파운더리인 TSMC와 협업으로  HBM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기 때문이란 게 업계 일각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AI 및 HPC(고성능 컴퓨팅)용 대표 제품인 HBM을 6세대 제품인 HBM4부터 TSMC와 협업을 강화해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고객 △파운더리 △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와 TSMC는 우선 HBM 패키지 중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Base Die)의 성능 개선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 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으나, HBM4부터는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의 폭넓은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HBM'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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