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키’로 떠오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정부·가스공사는 엇박자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미국 알래스카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와 한-알래스카, 한-미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및 교역,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사업 참여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지난한 가운데, 추후 가스개발을 진행하게 될 한국가스공사와의 구체적 논의 역시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은 22일 미국 출국길에 올라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 정국 이후 우리 정부의 협상 키로서 대두됐으나, 사업성 부실,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사업 참여 결정이 지지부진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참여해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사전협의 없이 발표해 우리 정부 및 에너지 당국에 혼선을 초래했다.

이후 알래스카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방한 일정을 진행하며 25일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안 장관을 만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2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접견했다.

지난 8일엔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하며 미국산 LNG 구매 확대 등을 논의했고 15일엔 한국가스공사와 미 알래스카주 산하 개발 공기업인 알래스카카스라인개발(AGDC) 실무자들이 첫 화상 회의를 갖고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추후 가스개발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될 한국가스공사는 현재까지 정부와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는 등 정부와 가스공사 간의 실질적 협의는 요원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스공사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관련해서는 우리도 아무런 정보가 없고 정부에서 내려진 방침도 아직 없다”며 “사업이 진행되려면 정부와 공사가 교감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가스관 개발 사업은 대체로 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채굴, 가스관 건설, 유통, 수송 등 각 분야별로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된다. 또 사업을 진행하기 전 개발지를 현장 점검하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가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 차원의 알래스카 현지 시찰 역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부 역시 지난 15일 산업부 최남호 제2차관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 타진에 대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에 대한 정부 입장은 결정된 바 없다”며 “대미 관세 협상 패키지 포함 여부에 관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