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민원·국회 질의 대응…업무 스트레스 지속 호소"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잔디 기자 =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4대 개혁 중 2개를 맡아 진행해온 보건복지부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 진단에 나선다.
연금개혁과 의료개혁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등 소위 '번아웃(burnout·탈진)'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2025년도 직원 마음건강 진단 계획을 세우고 외부에 연구용역을 맡기기로 했다.
복지부는 "연금개혁, 의대 정원 증원 등 보건·복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내외 환경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직원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마음건강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개혁 과정에서 직원들이 과도한 수준의 민원이나 국회 질의·요청에 대응했지만, 그에 따른 보상이 적다는 점 등이 불만의 원인으로 꼽혔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이자 1988년 국민연금 도입 후 세 번째인 연금개혁은 이달 2일 정부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공포함에 따라 법적 결실을 봤다.
연금개혁은 그나마 바라던 궤도에 올랐지만, 의료개혁은 지난해 2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발표 이후 1년 넘게 의정 간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형편이다.
의료개혁의 정당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의정 대치 상황에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고, 의정 양측 모두 피로감만 쌓였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1년여간 배움을 포기했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 개혁 작업에 파견된 복지부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한 달이면 한 달, 2주면 2주씩 중대본에 파견 가면 본래 자신의 부서 업무까지 '두 집 살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세월호 사고 등 긴급 현안 대응을 위한 대규모 파견·차출 등으로 직원들이 적잖은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파견·차출 사례로 세월호 사고(2014∼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2015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2018년), 코로나19(2020∼2024년), 이태원 사고(2022년), 의사 집단행동(현재), 12·29 여객기 사고(2024년) 등을 꼽았다.
복지부는 외부 용역을 통해 1:1 면접 등을 거쳐 직원의 정신건강을 분석하고,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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