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가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돌았다. 해장국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동안은 이런 믿음이 실제로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YTN 보도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서 재배된 물미나리를 활용한 인체 적용 시험에서 알코올 분해와 숙취 회복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은 숙취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음주 전에 미나리 추출물로 만든 젤리형 스틱을 섭취하게 한 뒤 혈중알코올농도, 아세트알데히드 수치를 측정했다.
음주 후 측정값은 미나리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낮았다.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피로감 등 숙취 증상 회복도 빠르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나리에 들어 있는 이소람네틴, 페르시카린 성분이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반응을 촉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나리를 단순히 ‘해장국에 넣는 나물’로 여겼던 인식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미나리, 비타민부터 칼륨까지 담긴 봄 채소
미나리는 숙취 해소뿐 아니라 노폐물 배출과 피로 해소에도 유리하다. 비타민 A, C, E가 골고루 들어 있어 면역 기능 유지, 피로 해소, 피부 회복에도 효과적이다. 비타민 A는 점막을 보호해 세균 침입을 막고, 비타민 C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 E는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무기질 중 칼륨 함량도 높다. 나트륨을 배출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데 유리하다. 수분도 풍부하고 식이섬유도 많아, 몸속에 쌓인 중금속이나 노폐물을 밀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잎과 줄기 전체에 향이 골고루 퍼져 있어 한두 줄기만 넣어도 요리 풍미가 달라진다.
전, 무침, 전골, 찜 어디에나 어울린다. 가열해도 향과 식감이 잘 유지된다. 조개탕, 굴국, 소고기 전골 같은 국물 요리에 넣으면 해장 음식으로도 적합하다. 생으로 먹을 땐 살짝 데쳐 비린 향을 줄이는 게 좋다. 오래 삶으면 향이 빠지고 질감이 무르기 쉬워 짧게 익히는 게 적당하다.
미나리 제대로 고르는 법…잘못 보관하면 해충도 생긴다
미나리를 고를 땐 잎이 진한 초록색이고 줄기 길이가 일정한 것을 선택한다. 잎끝이 마르거나 노랗게 변한 건 유통 기간이 길어진 신호다. 흐물흐물하거나 끈적이는 건 오래된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간혹 거머리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식초 한 큰술을 푼 물에 5분가량 담가두면 떨어진다. 이후 줄기 끝을 1cm 정도 자르고 흐르는 물에 살살 흔들며 씻는다.
미나리는 보관도 중요하다. 시든 잎을 떼고 줄기 밑동을 조금 자른다. 물에 적신 키친타월로 감싼 뒤 비닐봉지나 밀폐 용기에 넣는다. 냉장고에 세워 두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살짝 데쳐 냉동 보관도 가능하지만, 해동 후 질감이 줄 수 있다. 보관 중 수분이 차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한편, 전주 물미나리는 전국 미나리 유통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줄기가 부드럽고 향이 강하지 않아 요리 활용도가 높다. 수확 직후 출하되는 시스템 덕분에 신선도도 뛰어나다. 전주 지역 하우스 단지에서 연중 재배되고 있다.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은 이번 숙취 해소 효능 검증을 시작으로, 미나리를 기능성 식품 소재로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젤리형 스틱 제품 외에도 환, 분말, 음료 등으로의 확대가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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