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선웅 기자 =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경기 후 2시간 동안 팬 서비스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에서 올림피크 리옹과 연장 혈투 끝에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유는 1, 2차전 합산 스코어 7-6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역대급 경기였다. 올 시즌 맨유 경기 중 가장 인상깊었고, 놀라웠다. 단순히 다득점을 넘어 과거 알렉스 퍼거슨 경의 ‘퍼기 타임’이 생각날 정도였다. 경기 초반 맨유가 리드를 잡았다. 전반 10분 마누엘 우가르테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1분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디오구 달롯이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며 잡아냈다. 이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구석을 찔렀다. 그렇게 전반전은 맨유가 2점차로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전에 접어들자 순식간에 무너졌다. 후반 16분 리옹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안일한 수비로 인해 톨리소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리옹이 기세를 이었다. 후반 33분 이번에는 탈리아피코가 우측에서 내준 컷백을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전후반은 2-2로 종료 돼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도 리옹의 기세는 매서웠다. 맨유는 리옹의 공격을 막기 급급했고, 이내 연달아 실점했다. 연장 전반 14분 박스 바깥에서 셰르키가 환상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연장 후반 4분 루크 쇼가 패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라카제트가 득점에 성공했다. 2-0으로 앞섰던 맨유가 이제는 2-4로 완전히 역전을 당한 상황이었다.
꺼져가던 준결승의 빛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였다. 연장 후반 9분 브루노가 추격골을 넣었다. 이후 연장 후반 14분 코비 마이누의 득점까지 나오며 4-4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 해리 매과이어의 극적인 헤딩골이 나오며 경기는 맨유의 승리로 끝이 났다.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힘들 법도 한데, 맨유 선수들의 표정은 너무나도 밝았다. 주장인 브루노도 연신 환호하며, 선수들과 승리를 자축했다. 놀라운 건 경기 후 브루노의 행동이었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18일 “브루노는 120분을 뛴 후에도 경기가 끝난 지 2시간 가까이 경기장 밖에서 팬들과 사진을 찍고, 셔츠에 사인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이날 브루노는 풀타임을 소화했기에 더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매체에 따르면 팬들은 “정말 겸손한 남자, 사랑해”,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주장”, “브루노는 ‘GOAT’다”, “역시 우리 캡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소식을 맨유 전설인 로이 킨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기대된다. 킨은 지난 26R 맨유가 에버턴과 2-2 무승부를 거두자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이상하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보면 팬들이 브루노를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브루노를 포함한 선수들이 빌어먹을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브루노는 킨의 발언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킨을 정말 존경한다. 난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다. 킨에 대해 큰 종경심을 가지고 있고, 모든 일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걸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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