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서 집집마다 본격적인 봄맞이 청소에 나서고 있다. 묵은 때를 걷어내고, 쌓인 먼지를 정리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무심코 쓰레기통에 버리는 달걀 껍질이 청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대로만 활용하면 집 안 구석구석을 말끔히 정리하는 데 쓸모가 크다.
1. 믹서기부터 물병까지, 주방에서의 활용법
믹서기를 자주 쓰는 가정이라면 한 번쯤은 칼날 아래 눌어붙은 찌든 때를 경험했을 것이다. 보기에도 찝찝하고 닦기도 쉽지 않은 데다, 특히 칼날이 분리되지 않는 구조라면 손이 닿지 않아 더 난감하다. 세제를 넣고 흔들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 이 문제, 의외로 달걀 껍질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깨끗하게 씻고 말린 달걀 껍질 3~4개 정도를 손으로 부숴 믹서기에 넣는다. 물 한 컵을 붓고 갈아준다. 완전히 가루가 될 때까지 돌리는 게 핵심이다. 껍질이 수세미처럼 작용해 벽면에 붙은 때를 긁어낸다. 날에 붙은 물때까지 제거된다. 날에 손이 닿지 않아도 세척이 되는 방식이다. 손 다칠 걱정도 없다.
믹서기뿐만 아니다. 남은 달걀 껍질은 입구가 좁은 물병, 꽃병도 비슷한 방식으로 청소할 수 있다. 따뜻한 물, 식기세제, 부순 껍질을 함께 넣고 흔들면 된다. 부딪히는 과정에서 껍질이 연마재 역할을 한다. 병 안쪽의 때가 자연스럽게 닦인다.
2. 화분, 해충, 새 먹이까지…집 밖에서의 활용법
달걀 껍질은 정원에서도 제 역할을 한다. 잘게 부순 껍질을 화분 흙에 넣으면 된다. 껍질 속 칼슘이 천천히 분해되면서 식물에 스며든다.
토마토를 기른다면 특히 유용하다. 화분 속 껍질이 토마토의 '배꼽 썩음병'을 예방한다. 꽃자루 끝부분이 검게 썩는 병인데, 칼슘 부족이 원인이다. 껍질만 잘 활용해도 예방할 수 있다.
해충 방지도 가능하다. 벌레가 잘 생기는 화분 주변에 껍질을 뿌려두면 민달팽이, 달팽이의 접근이 줄어든다. 껍질 조각의 날카로운 모양이 이들의 이동을 막는다.
산 인근에 거주한다면 초식동물 차단에도 쓸 수 있다. 껍질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야생동물들이 멀리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먹이 보충제로도 활용된다. 껍질 5개 정도를 오븐에 120도로 예열해 20분간 구운 뒤 부순다. 가루를 새 모이통에 뿌리면 된다. 껍질에 들어 있는 칼슘이 새가 단단한 알을 낳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산란기 암컷에게 필요하다.
3. 커피 맛 조절, 피부 관리까지…생활 속 활용법
집에서 내려 마신 커피가 너무 시거나 쓴맛이 강할 때도 활용 가능하다. 원두가루에 부순 껍질 1티스푼을 섞어 추출하면 산도가 낮아지고 맛이 부드러워진다. 껍질 속 탄산칼슘이 커피의 산성 성분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재료 하나 바꾼 것뿐인데 확연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피부 관리에도 쓰인다. 껍질 안쪽에는 얇은 막이 있다. 이 막을 건조한 손톱 주변에 붙이면 보습 효과가 있다. 이 막엔 히알루론산과 같은 성분이 들어 있다. 껍질이 마르기 전에 손톱에 감싸듯 붙여두면 효과적이다.
청소도 된다. 창틀에 먼지가 쌓였을 때 껍질을 부숴 뿌린 뒤 신문지를 덮는다. 이후 분문기로 물울 충분히 뿌려준다. 30분 정도 지나 신문지를 걷으면 먼지가 제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껍질 속 염기성 칼슘염이 물기와 만나면서 표백 효과를 낸다.
한편, 달걀 껍질은 만능 재료처럼 보이지만, 위생 문제는 신경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달걀 껍질에도 살모넬라균이 있을 수 있다. 70도에서 3분 이상 가열하면 사라진다.
특히 날달걀을 만진 손, 그릇, 도마, 조리대 등은 반드시 따뜻한 물과 세제로 닦아야 한다. 완전히 가열되지 않은 달걀은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달걀 껍질을 청소나 화분용으로 쓸 때도 가급적 물에 한 번 데치거나 햇볕에 바짝 말린 뒤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껍질을 삶아 건조하면 균도 없애고 사용하기도 수월하다. 살림에서 껍질을 쓴다면 위생부터 챙겨야 한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