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강원)=안성찬 대기자] 프로골퍼에게 가장 무서운 단어는 무엇일까?
바로 '예선 탈락'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들은 대회가 생활터전이다.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이 직장이다. 대회 상금은 월급인 셈이다. 컷을 당하면 고스란히 비용만 들고, 적자를 봐야 한다.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마치 헛돈을 쓴 것처럼 허탈하기 짝이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1타를 가리키는 '한끗'이라는 단어는 의미심장하다. 비록 이 단어가 근소한 차이나 간격이 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는 하지만 골프의 세계는 엄청난 공포와도 같다는 얘기다.
선수들의 행, 불행이 갈리는 '한 끗 차이'를 나타내는 한 홀 승부가 선수를 웃게, 때로 울게 만든다.
이 때문에 승부의 세계는 무한정 냉정하다고 할 수 있다.
4라운드로 진행되는 모든 대회가 그렇듯 2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희비(喜悲)'가 갈린다.
본선 진출자와 탈락자의 '희망과 좌절'의 세상이 공존한다.
18일 강원 춘천 소재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 올드코스(파71·718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개막전 제20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2라운드.
비록 1타 차이지만 선수들에게는 '1'이라는 숫자는 엄청나게 무겁고, 무섭게 다가온다.
샷 실수 하나로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본선에 오르느냐, 떨어지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컷탈락 기준 타수가 정해지는 순간, 컷을 통과한 선수들은 남은 이틀을 기약할 수 있지만, 탈락자들은 바위같은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짐을 챙겨 집으로 가야 한다.
먼저 '살아 남은 자'를 살펴보자.
누적 총상금 60억원에 도전하고 있는 박상현이 극적으로 살아난 케이스다.
박상현은 11번홀까지 아이언이 말썽을 부리며 2타를 잃어 4오버파로 컷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골라내며 공동 56위 '턱걸이'로 본선에 올랐다.
이날 컷탈락 기준타수는 2오버파 144타였는데, 공동 56위에는 15명이 몰려 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현욱도 2개홀을 남기고 위기 상황. 그런데 김현욱은 8번홀(파4)과 9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파고 들면서 본선에 올랐다.
'국대' 출신 이창우도 16번홀까지 3오버파로 2개홀을 남기고 불안한 플레이를 보였다. 17번홀(파3)에서 파로 잘 막은 뒤 18번홀(파4)에서 버디가 살렸다.
'억세게 운이 없는' 선수들은 누구일까.
1타 차로 탈락한 성민준, 박현서, 염서현이다.
성준민은 15번홀까지 1타가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16번홀(파4)에서 뼈아픈 더블보기로 눈물을 흘렸다.
박현서는 17번홀까지 1오버파로 마지막 홀에서 파만 하면 안정권. 그런데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결국 짐을 쌌다.
10번홀에서 스타트한 염서현은 8번홀에서 버디를 챙기며 2오버파를 만들어냈지만 9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본선다리를 건너지 못했다.
1타 차로 본선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모두 1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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