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회문제 분리할 수 없다" 서울대교수회 첫 교육개혁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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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문제 분리할 수 없다" 서울대교수회 첫 교육개혁안 제안

이데일리 2025-04-19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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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서울대 교수회가 지난 14일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을 공개하며 교육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대학 학사운영 자율성 강화·열린 전공 확대, 지방거점국립대와 공동학위제 운영, 연중 수능 다회 실시, 중고교 6년제 통합 등 파격적 제안을 담은 이번 개혁안은 서울대 교수회가 처음으로 내놓은 교육 정책 제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임정묵 서울대 교수회장은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교육 문제는 이제 사회 양극화, 사교육 문제, 인구소멸, 지역과 수도권 격차 등과 별도로 생각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며 “전반적인 사회 상황과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1949년에 정착된 현 교육 시스템이 80년 가까이 유지되면서 현실과 괴리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이데일리DB)


◇“대학 자율성 강화한 열린 전공 확대…공동학위제 필요”

교수회는 열린 전공 운영에 있어 이중 트랙 시스템을 제안했다. 적성을 미리 파악한 학생들에게는 학문적 수월성을 강조할 수 있는 세부전공 입학을, 적성을 아직 탐색 중인 학생들에게는 2-3개의 전공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자유전공 입학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학문적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제안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무전공 선발에 대해 임 회장은 “‘무전공’보다는 ‘열린 전공’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며 “무분별한 열린 전공 확대가 아닌 대학별 상황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모집 단위가 광역 범위로 선택가능하거나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대학의 경우 열린 전공 확대에 적합하지만, 모집단위가 세부단위까지 내려간 대학은 무작정 확대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방거점국립대와의 공동학위제에 대해 임 회장은 “서울대의 교육·연구 인프라를 공유해 다른 대학과 상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혁안에 따르면 이 제도는 지방거점국립대 학생들이 서울대와 지도 교수, 전공 수업 등을 공유하며 ‘공동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학 간 교육·연구 인프라 차이를 극복하는 공동지도 교수제,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이 선행되면 공동학위제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임 회장은 강조했다.

교수회는 또한 대학의 자율적 학사운영을 위해 정부가 사업이 아닌 객관적인 성과평가로 지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이 다양한 사업을 자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는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독립 기관에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중고교 ‘통합 6년제’로 학생들 적성 발굴 극대화”

교수회는 개혁안에서 초등학교 6년과 중·고교를 통합한 ‘6년제 중등학교’ 도입을 제안했다. 중등학교는 인문사회, 법률경영, 기초과학, 의약보건, 응용과학, 예술·문화 등 복수의 학부로 구성되며, 2년 주기로 적성에 맞는 학부 재배정이 이뤄진다. 임 회장은 “중·고교가 분리된 현 체계에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연속성 있게 찾아주기 어렵다”며 “6년제 통합은 장기간에 걸쳐 적성을 발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이 전·후기로 나눠 교육을 받으며, 전기에서는 적성발굴을 위한 학부별 커리큘럼이, 후기에서는 대학 진학·사회 적응을 위한 기초교육과 진학지도가 제공된다. 학생·학부모·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2년마다 학부 재배정이 이뤄져 적성과 재능을 최대한 발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수회는 또한 현재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수능을 3~4회 실시하는 안도 제안했다. 미국 SAT처럼 여러 번 응시 기회를 주고, 평균 또는 최고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임 회장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좌우되는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혁 초안,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 거쳐 확정할 것”

이번 교육개혁안에는 평교수들의 다양한 의견도 포함됐다. 일부 평교수들은 “초등 6년, 중등 6년 학제가 왜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인지 장단점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교육의 서열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과학적·정치적 판단의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인구감소 추세를 볼 때 대학입시 및 선발권의 자율성 부여 요구는 자칫하면 서울대 등 수도권 유명 대학의 전유물이 되고 기득권 챙기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와 “수도권 대학의 독식에 대한 비판만큼 지방대학이 왜 경쟁력을 잃었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반성과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임 회장은 “완성된 제안이 아닌 초안”이라며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토론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각 정당에 제안을 전달하고 있으며, 교육부, 시도교육청과도 정책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교수회가 공개한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 일부.(자료 제공=서울대교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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