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묵 서울대 교수회장은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교육 문제는 이제 사회 양극화, 사교육 문제, 인구소멸, 지역과 수도권 격차 등과 별도로 생각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며 “전반적인 사회 상황과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1949년에 정착된 현 교육 시스템이 80년 가까이 유지되면서 현실과 괴리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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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성 강화한 열린 전공 확대…공동학위제 필요”
교수회는 열린 전공 운영에 있어 이중 트랙 시스템을 제안했다. 적성을 미리 파악한 학생들에게는 학문적 수월성을 강조할 수 있는 세부전공 입학을, 적성을 아직 탐색 중인 학생들에게는 2-3개의 전공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자유전공 입학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학문적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제안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무전공 선발에 대해 임 회장은 “‘무전공’보다는 ‘열린 전공’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며 “무분별한 열린 전공 확대가 아닌 대학별 상황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모집 단위가 광역 범위로 선택가능하거나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대학의 경우 열린 전공 확대에 적합하지만, 모집단위가 세부단위까지 내려간 대학은 무작정 확대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방거점국립대와의 공동학위제에 대해 임 회장은 “서울대의 교육·연구 인프라를 공유해 다른 대학과 상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혁안에 따르면 이 제도는 지방거점국립대 학생들이 서울대와 지도 교수, 전공 수업 등을 공유하며 ‘공동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학 간 교육·연구 인프라 차이를 극복하는 공동지도 교수제,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이 선행되면 공동학위제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임 회장은 강조했다.
교수회는 또한 대학의 자율적 학사운영을 위해 정부가 사업이 아닌 객관적인 성과평가로 지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이 다양한 사업을 자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는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독립 기관에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중고교 ‘통합 6년제’로 학생들 적성 발굴 극대화”
교수회는 개혁안에서 초등학교 6년과 중·고교를 통합한 ‘6년제 중등학교’ 도입을 제안했다. 중등학교는 인문사회, 법률경영, 기초과학, 의약보건, 응용과학, 예술·문화 등 복수의 학부로 구성되며, 2년 주기로 적성에 맞는 학부 재배정이 이뤄진다. 임 회장은 “중·고교가 분리된 현 체계에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연속성 있게 찾아주기 어렵다”며 “6년제 통합은 장기간에 걸쳐 적성을 발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이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이 전·후기로 나눠 교육을 받으며, 전기에서는 적성발굴을 위한 학부별 커리큘럼이, 후기에서는 대학 진학·사회 적응을 위한 기초교육과 진학지도가 제공된다. 학생·학부모·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2년마다 학부 재배정이 이뤄져 적성과 재능을 최대한 발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수회는 또한 현재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수능을 3~4회 실시하는 안도 제안했다. 미국 SAT처럼 여러 번 응시 기회를 주고, 평균 또는 최고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임 회장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좌우되는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혁 초안,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 거쳐 확정할 것”
이번 교육개혁안에는 평교수들의 다양한 의견도 포함됐다. 일부 평교수들은 “초등 6년, 중등 6년 학제가 왜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인지 장단점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교육의 서열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과학적·정치적 판단의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인구감소 추세를 볼 때 대학입시 및 선발권의 자율성 부여 요구는 자칫하면 서울대 등 수도권 유명 대학의 전유물이 되고 기득권 챙기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와 “수도권 대학의 독식에 대한 비판만큼 지방대학이 왜 경쟁력을 잃었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반성과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임 회장은 “완성된 제안이 아닌 초안”이라며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토론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각 정당에 제안을 전달하고 있으며, 교육부, 시도교육청과도 정책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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