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한 판 문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하버드대의 학생 및 교직원 등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2억 달러 규모의 지원금 동결, 면세 지위 박탈에 이어 외국인 학생 모집 제한 카드까지 내보이는 등 전방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하버드 캠퍼스에는 ‘자부심과 두려움’속에 저항과 불확실성이 뒤섞여 있다고 전했다.
대학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은 여전히 분주히 수업을 듣기 위해 오가고 캠퍼스에는 여느때처럼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는 등 겉으로만 보면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TH 찬 공중보건대학원은 17일 아침 소집한 타운홀 미팅에는 학생과 교직원들 1000여명이 참석했다. 트럼프의 압박에 대한 저항이나 묵인보다 대학이 직면한 심각한 재정 상황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영양 및 신체활동 예방연구 센터’ 소장 스티브 고트메이커는 “전쟁이 시작되면 많은 자유와 자원을 잃게 될 거라고 생각하며 웅크리고 있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NYT는 학생과 교수, 연구원들은 고조되는 불안, 분노, 그리고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는 대학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고통스러운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역사학 교수인 마야 자사노프는 “모든 면에서 상황이 빠르고 맹렬하게 우리에게 들이닥치고 있다”며 “이것이 재정 지원과 일자리 감소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찬 공중보건대학은 특히 타격이 크다. 예산의 거의 절반인 46%를 연방 기금에서 충당해 다른 단과대보다 높다.
학생의 약 40%가 외국인 학생이어서 비자 통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후 관련 건강, 백신, LGBTQ 건강 형평성 등 핵심 연구의 상당 부분은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적으로 공격 목표로 삼고 있는 분야들이다.
이미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9건의 연방 연구 보조금이 종료돼 최근 몇 주 동안 이미 해고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수백 명의 학생과 교수진이 캠퍼스의 메모리얼 교회 계단에도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 국제학생회의 학업 및 징계 기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한 것을 비난했다.
이날 시위는 최근 몇 년 동안 하버드 캠퍼스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한 시위 중 하나였다. 정치 이론가 다니엘 앨런과 사회학 교수 올랜도 패터슨 등 저명한 교수들도 참여했다.
신학대학원 교수이자 메모리얼 교회의 목사인 매튜 이치하시 포츠는 “대학이 생존을 위한 실존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수백 명의 의대 교직원과 교수진도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인력 및 예산 삭감에 대비한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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