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게개임’은 게임 ‘키키캐키캡’을 만드는 개발팀이다. 얼핏 자판 오류로 잘못 출력된 듯 보이는 팀명과 게임명은, 그래서 더 시선을 사로잡는 센스가 돋보인다. ‘이게게개임’은 ‘이게 게임 개발임’을, 게임명은 사명의 글자수에 맞춰 ‘키보드 키 캐릭터 키캡’을 줄인 말이다.
(뒷줄 왼쪽부터 함승헌, 강나연, 앞줄 왼쪽부터 홍준호, 김진호. 사진=이게게개임 팀 제공)
‘이게게개임’은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사운드를 담당하는 4인으로 구성됐다. 작명 센스에서 예상하듯 팀원 모두 20대 초반이다. 이들이 만드는 첫 작품 ‘키키캐키캡’은 벌써 인디게임씬의 주목을 사고 있다. 게임은 ‘BIGEM’, ‘스토브인디 어워즈’ 등에서 수상했고 텀블벅에서는 펀딩 목표치의 484%를 달성했다. 이들의 무기는 뭘까.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홍준호 팀장과 인터뷰했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 게임 개발 여정
(사진=키키캐키캡 배너 이미지)
“대학 갈 시기가 다가오면서 진학을 준비하는데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던 터라 포트폴리오 전형을 노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당시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들이 각자 글쓰기, 그림, 음악 전공을 희망한다길래, 제가 코딩할 테니까 게임 한번 만들어보자는 말을 던지면서 개발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게게개임’은 개발팀이 되기 전, 게임을 즐겨 하는 동창들의 모임이었다. 드림팀이 될 운명이었을까. 희망 전공은 달랐지만, 각각이 게임 제작에 필수적인 전공이었다. 게임 모임은 그 순간 게임 제작팀이 됐다. 입시용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니,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졌고 그 게임이 ‘키키캐키캡’이 됐다.
(사진=이게게개임 인스타툰 캐릭터)
‘키키캐키캡’은 키보드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말 그대로 ‘키보드 워리어’가 등장해 전투를 펼친다. 키보드 배경의 맵에는 프린터, USB 등의 모습을 한 적이 등장하며, 적 위치의 키보드를 누르면 해당 방향으로 공격이 전개된다. 게임은 독특한 설정과 조작성으로 키보드 팬덤은 물론, 유명 키보드 리뷰어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패드 위주의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북미권 유저에게는 키보드 플레이가 오히려 신선한 조작 경험을 줬다.
게임에서 돋보이는 아이디어는 마케팅 영역에서도 드러난다. 개발팀은 인스타그램, 디스코드, 개발일지 블로그, 해외 SNS 등의 창구를 운영한다. 특히, 아트 담당 팀원이 연재하는 인스타그램 웹툰이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홍 팀장은 “팀원 각자가 채널을 하나씩 맡고 있습니다. 게임이 묻히지 않게 하려고 마케팅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불운을 이겨내는 열정과 패기
(사진= ‘키키캐키캡’ 비트써밋 전시 당시. 제공=이게게개임)
현재 개발팀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획을 담당하는 멤버가 군에 입대하면서 개발에 차질이 새겼다. 다행히 새로운 기획자를 구했지만, 연이어 다른 불운이 닥쳤다. 홍 팀장이 의식을 잃을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겪으면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며칠 전 다시 걷는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힌 팀장은, 병실에서 노트북으로 겨우 개발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팀의 개발 동력은 꺼지지 않았다. 팀이 꼽는 자신들의 강점은 “개발 시작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꺼지지 않은 열정과 패기”다. 작업량과 속도는 더뎌졌지만, 와병 중에도 개발에 손을 떼지 않을 정도로 개발에 ‘진심’이다. 게임은 현재 목표 볼륨의 75% 정도 완성된 상태로 연내 출시 예정이다.
(사진=이게게개임 인스타툰 캐릭터)
열정, 패기와 더불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이들의 무기다. 홍 팀장은 “‘하고 싶은 것’을 중점 가치에 둔다. 새로운 시도 전엔 여러 고민이 많지만, 항상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도전했고 결과도 좋았다. ‘해고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재밌는 게임을 만들지 의문’이라는 닌텐도 전 CEO 이와타 사토루씨의 말씀이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팀의 목표는 후회 없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 개발팀은 게임 완성 후 ‘게임 개발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게임을 기다려 준 유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원동력이다. 홍 팀장은 “많은 플레이어께 받은 응원과 기대, 믿음에 보답하기로 약속했으니, 반드시 정말 재밌는 게임으로 완성시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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