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산 명이나물이 출하됐다. 진한 향과 아삭한 식감으로 유명한 명이나물은 지금이 가장 맛있다. 울릉도 특유의 바닷바람과 습한 기후에서 자란 명이나물은 일반 산마늘과 차별되는 깊은 향과 식감을 자랑한다.
명이나물은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토종 산마늘이다. 울릉도 주민들은 봄철 굶주림을 이겨내기 위해 먹었다고 해서 '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귀하고,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수확 시기는 매년 4월 중순부터 약 20일간. 이 시기가 지나면 잎이 질겨져 생으로 먹기 어렵다. 바로 지금이 생잎으로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점이다.
명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재배되지만, 울릉도산과는 차이가 뚜렷하다. 강원도, 충북 등 내륙지방에서도 명이나물이 나오지만, 잎의 두께와 모양, 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울릉도산은 잎이 더 둥글고 두껍다. 줄기에 붉은빛도 없다. 이 때문에 명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울릉도산이 최고로 꼽힌다.
장이며 무침까지…울릉도식 명이나물 활용법
수확한 명이는 주로 생잎 상태로 유통되지만, 오래 보관하기 위해 장아찌로 만들기도 한다. 간장, 식초, 설탕을 끓여 만든 절임물에 담근 명이 장아찌는 새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살아 있다. 향은 줄이고, 감칠맛을 더해 외국인도 즐길 수 있는 맛으로 재탄생한다.
울릉도에서는 생잎보다 줄기 부분을 요리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명이줄기만 따서 콩가루, 옥수수가루와 함께 끓인 ‘명이줄기 범벅’은 전통적인 울릉도 향토음식이다. 소금이나 국간장으로만 살짝 간을 해도 맛이 충분하다.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명이무침, 겉절이 형태로 만든 명이김치도 밥반찬으로 훌륭하다.
명이나물은 고기쌈에 특히 잘 어울린다. 돼지고기, 오겹살 등 기름진 음식에 싸 먹으면 지방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알싸하고 쌉싸름한 향이 기름 맛을 눌러줘 입안이 깔끔해진다. 그래서 고기집에서도 명이나물이 인기다. 입맛이 없을 땐 밥 위에 올려 먹기만 해도 한 끼가 된다.
몸에 좋기로 소문난 봄나물
영양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명이는 비타민C, 칼륨, 알리신을 함유하고 있다. 항염과 혈관 관리, 소화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잎을 꾸준히 섭취하면 혈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특히 알리신은 마늘과 같은 성분으로, 특유의 향과 더불어 몸속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명이나물 외에도 울릉도에서는 다양한 봄나물이 제철을 맞고 있다. 부지갱이, 전호, 섬부지갱이 등 자생 산나물은 향이 강하고 식감도 뛰어나다. 그중에서도 명이는 울릉도의 봄을 대표하는 나물이다.
울릉도는 산나물뿐 아니라 고로쇠 수액도 유명하다. 울릉도산 우산고로쇠는 타 지역 수액보다 향이 깊고 당도가 높다. 고로쇠 수액 1리터에는 칼슘 63.8mg, 칼륨 67.9mg, 망간 5.0mg, 마그네슘 4.5mg이 들어 있다. 순수한 유기물로 구성돼 있고,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토종 단풍나무에서 채취한다.
산나물 체험행사도 예정돼 있었지만 산불 피해로 인해 취소됐다. 울릉군은 당초 18일부터 이틀간 '봄바람 나물 내음' 행사를 열 계획이었지만, 상황을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
체험행사는 취소됐지만, 울릉도 명이나물의 출하는 계속된다. 생잎으로 즐기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다. 한 철뿐인 명이나물, 생으로 맛볼 수 있는 지금이 지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명이나물 장아찌(명이나물 간장 절임) 레시피
■ 요리 재료
생명이나물 20장, 진간장 200ml, 식초 200ml, 설탕 200g, 물 200ml, 통후추 5알, 마늘 3쪽, 건고추 1개 (선택)
■ 만드는 법
1. 명이나물 세척
흐르는 물에 씻어 흙이나 이물질을 제거한다.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 놓는다.
2. 절임물 만들기
냄비에 간장, 식초, 설탕, 물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통후추, 편으로 썬 마늘, 건고추도 함께 넣는다.
3. 식히기
끓인 절임물을 상온에서 식힌다. 절임물이 뜨거운 상태에서는 붓지 않는다.
4. 병에 담기
소독한 유리병에 명이나물을 차곡차곡 넣는다. 식힌 절임물을 붓고 뚜껑을 닫는다.
5. 숙성하기
하루 동안 실온에 두었다가 다음 날 냉장 보관한다. 3일 정도 지나면 간이 배어 맛이 들기 시작한다.
명이나물 장아찌는 고기쌈에 쓸 땐 물기를 살짝 털어 사용하고, 남은 절임간장은 비빔국수나 불고기 양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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