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계란값이 오르자 부활절을 앞두고 감자, 마시멜로, 골판지 등이 계란을 대신하고 있다.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실용적인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색을 입힌 감자나 장식된 마시멜로 사진과 영상이 확산되면서 ‘가짜 계란’ 열풍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2일 ABC 방송에 따르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둥근 마시멜로를 병아리처럼 꾸미거나 감자를 염색해 계란처럼 장식하는 방식이 퍼지고 있다. 골판지를 오려내 알루미늄 포일로 감싸 만든 계란 모형도 공유되고 있다. 색을 입힌 플라스틱 계란이나 찰흙으로 만든 장식도 등장했다.
마이클스 같은 미국 공예 체인점에서는 계란 대체 공예 키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 계란 없이도 부활절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들도 감자나 마시멜로를 활용한 부활절 콘텐츠를 올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감자는 껍질이 부드럽고 수분을 잘 흡수해 물감이나 색소가 쉽게 스며든다. 크기와 형태도 계란과 비슷해 꾸미기에도 적당하다. 마시멜로는 식용 색소가 잘 스며들고, 질감이 부드러워 다양한 장식에 적합하다. 한 쇼핑카트에 감자 봉지를 담고 아이들과 마커로 색칠하는 틱톡 영상은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졌다.
계란 가격 폭등…닭 키우고 수입 확대까지
미국 내 계란값 상승은 단기간에 급격하게 일어났다. 2월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59% 올랐다. 2024년 고병원성 조류 독감(H5N1)이 확산되며 4000만 마리가 넘는 산란계가 살처분된 영향이 컸다. 공급이 줄면서 가격은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고, 소매 유통사들은 계란 할인 행사를 줄였다.
계란이 비싸지자 닭을 직접 키우는 가정도 늘고 있다.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APPA)에 따르면 가정에서 닭을 기르는 미국인은 약 1100만 가구에 이른다. 2018년에는 580만 가구였는데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암탉을 일정 기간 빌려주는 대여 서비스까지 생겼다. 계란을 사지 않고 직접 생산하려는 움직임이다.
정부도 계란 부족 해소를 위해 수입 확대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이 한국에서 더 많은 계란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내 공급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도 수출을 시작했다. 충남 아산시 계림농장은 이달, 국내 최초로 특란 20톤을 미국 조지아주로 수출했다. 총 1만1172판, 약 33만5160알 규모다. 한국은 브라질, 튀르키예와 함께 미국의 주요 달걀 수입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꾸미는 재료 바뀐 부활절…계란 대신 실속 선택
2023년에도 계란값이 오르자 일부 가정에서 감자나 장난감 계란을 활용한 사례가 있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상 콘텐츠, 공예 시장,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가짜 계란’ 만들기는 더 이상 예외적 흐름이 아니다.
값비싼 계란 대신 감자와 마시멜로를 꾸미는 방식은 미국 가정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별한 기술 없이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준비 재료는 달라졌지만, 부활절을 즐기려는 방식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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