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직장과 가까운 곳의 월세는 너무 비싸고 예산안에서 구할 수 있는 최선의 매물을 찾다 보니 직장에서 멀어진 곳에 방을 얻을 수밖에 없었어요”
신림역 인근에서 월세로 거주 중인 직장인 최모(28)씨는 서울에 직장을 구했지만,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장에서 1시간 떨어진 곳, 언덕 꼭대기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더욱이 계속해서 오르는 월세에 생활비 역시 줄여야 할 형편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의 월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103.7로 2020년 1월 98.45와 비교해 5.25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에 거주 중인 취업한 청년 1인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주거비를 지출하고, 주거비 부담 또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1인가구의 주거비 결정요인’에 따르면 취업한 청년 1인가구의 29.5%가 월 소득의 2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를 매월 45만원 이상 지출하는 청년은 49.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토연구원은 조사의 기준으로 삼은 충청지역 거주자에 비해 서울에 거주 중인 취업한 청년 1인가구의 주거비가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서울에 사는 이들의 주거비 지출이 더 높다는 것이다.
높은 주거비 부담에 직장과 주거지역 간 거리는 더 멀어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은 통근 시간에 약 1시간 반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4 통근 근로자 이동 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통근시간은 1시간 22분으로 집계됐다. 평균 이동 거리 역시 19.0km에 달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는 이러한 청년 주거난 해소를 위해 ‘청년안심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및 간선도로변에 청년, 신혼부부의 주거안정 및 주거난 해소를 위해 시세 대비 저렴한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주택을 제공한다.
‘청년안심주택’은 한 단지 내에 공공임대와 공공지원민간임대(이하 ‘민간임대’) 세대가 혼합되어 있다. 공공임대 세대는 주변시세 대비 30~70% 수준 공급된다. 특별공급(민간임대 전체 세대수의 약 20%)과 일반공급(민간임대 전체 세대수의 약 80%)으로 나뉘는 민간임대는 주변시세 대비 75%~85% 수준에서 공급된다.
그러나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특별시 ‘청년안심주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6년 이후 공급이 계획된 세대는 총 2020세대 안팎이다. 올해 공급이 예정된 세대수가 8050세대임을 감안하면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더구나 ‘청년안심주택’ 신청에 많은 지원자가 몰리며 입주요건을 갖췄으나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공급물량 부족으로 인해 청년 주거 안정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청년안심주택’에 신청했다가 낙첨된 한 지원자는 “입주요건을 갖췄으나 경쟁률이 높아 당첨되지 못했다”며 “당첨됐다면 더 나은 주거환경과 주거비 부담 완화, 통근시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청년안심주택’의 총 신청자 수는 4만6631명으로, 총 경쟁률은 86.2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6일엔 롯데건설이 시공한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는 청약 당첨자를 발표했으나, 청년안심주택으로 공급된 269세대에 지원자 1만9869명이 몰려 경쟁률이 91.6대 1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1세대를 공급한 ’리마크빌 군자‘ 단지는 1340명이 지원했고, ’용산 원효 루미니‘단지에도 1282명의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다.
SH는 내년 이후의 뚜렷한 공급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SH 관계자는 “건설경기의 영향을 받는 청년안심주택 공급 계획을 예단할 수 없고, 보통 발표 직전까지 공급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현재 2026년 이후 명확한 시기나 세대수 같은 공급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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