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블루파워, 2천억 자산 부풀려”…금감원, 허위공시 신고 접수

삼척블루파워 발전소 공사 당시 현장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신규 석탄화력발전회사인 삼척블루파워가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한 정산금 2000억원을 자산으로 반영해 자산 규모를 부풀렸다는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허위공시 신고가 접수됐다. 오는 25일 예정된 3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의 발행을 앞두고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기후솔루션은 삼척블루파워가 2024년 사업보고서에 ‘정산조정계수에 따른 정산금’ 전액을 자산으로 계상해 자산을 과대평가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자본시장법상 허위공시에 해당한다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이날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해당 회사채 공모를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2020억원의 기관 주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금리는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 대비 +1bp(베이시스포인트) 수준이다.

문제의 핵심은 ‘정산조정계수’라는 전력시장 제도다. 이 제도는 전력거래소가 발전소의 원가와 수익 간 차이를 정산해주는 장치로, 삼척블루파워는 발전소 가동률 저하로 인해 발생한 손실분 약 2000억원을 차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자산에 반영했다.

하지만 기후솔루션은 해당 금액이 실제로 회수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동해안에 위치한 삼척블루파워는 수도권으로의 송전망 부족 등으로 발전소 가동이 중단된 바 있으며, 신규 송전망 건설도 지연되고 있어 정상적인 전력판매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산금 회수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산조정계수 제도에 대한 구조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원래는 과도한 수익 방지를 위한 장치였지만, 현재는 민간 화력발전사가 사실상 손실 없이 비용을 보전받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료비 급등 이후 적정 수익까지 보전되는 구조는 에너지 전환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석탄화력발전회사인 삼척블루파워는 총 5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출자와 대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해왔으며, 현재 회사채 잔액만 1조원에 달한다. 주요주주로는 농협은행(54.53%), 포스코에너지(29.00%), 두산에너빌리티(9.00%), 포스코건설(5.00%) 등이 있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환경 및 재무적 리스크를 이유로 이탈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자율이 6~7%까지 치솟아 자금 조달에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척블루파워는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회사채를 판매해 왔다. 오는 25일 발행 예정인 회사채도 기존 주관 증권사 6곳 중 5곳이 '탈석탄 금융' 방침으로 이탈하고, 키움증권만이 남아 발행을 주관하고 있다. 여기에 DB금융투자, 흥국증권, 부국증권 등이 새로 인수단에 참여했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팀장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국내 대표적 ‘반(反) ESG 채권’으로, 기후 리스크를 알리지 않은 채 고수익을 미끼로 개인들에게 판매돼 왔다”며 “이처럼 재무적·환경적 위험이 중첩된 상황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사회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회계 논란이 단순한 회계처리를 넘어 투자자 보호와 기후금융의 원칙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