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립보건원 검열 논란…21년 경력 연구원 "결과 발표에 간섭"

"연구 계속하기에 적절한 기관인지 의문"…보건원 "사실 왜곡"

미국 국립보건원(NIH)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의 공중보건과 생의학 연구를 관장하는 국립보건원(NIH)이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1년간 NIH에 재직한 영양학 분야 전문가 케빈 홀이 조기 퇴직했다.

홀은 지난 3월 소시지와 햄,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등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초가공식품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상급 기관인 보건복지부의 검열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초가공식품이 마약처럼 중독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놨지만, 보건복지부가 연구 결과를 축소해 언론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홀이 3월 말 미국의 식품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계획을 보건복지부와 NIH 간부에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것도 퇴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홀은 미래의 연구에 대해서도 비슷한 검열이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조기 퇴직을 신청했다.

향후 자신의 연구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입장과 맞지 않는다면 다시 보건복지부가 결과 발표에 간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홀은 "이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NIH가 미국 식품업계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수준 높은 연구를 계속하기에 적절한 기관인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IH는 "이 사안을 검열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NIH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이어 나가고, 공중보건의 우선 과제를 추진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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