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시즌 내내 김민재를 ‘억까’했던 현지 매체가 또다시 김민재를 맹비난했다.
17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는 바이에른뮌헨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흔들린다”라며 김민재 비판 기사를 작성했다. 아킬레스건은 그리스 신화에서 무적에 가까운 존재였던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이 발뒤꿈치였다는 점에서 착안해 어떤 사람의 치명적인 약점을 가리키는 관용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혹사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왼쪽 발목의 아킬레스건염으로 통증을 안은 채 경기를 소화했다. 이미 현지 매체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했듯 김민재는 휴식을 요청했을 때에도 수비진 줄부상으로 고통받는 바이에른 사정상 계속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최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에서 김민재를 축구선수의 신체 과부하 대표 사례로 꼽을 정도였다. FIFPRO는 “아킬레스건염은 과도한 경기 소화량과 관련이 있는 과부하성 부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민재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55경기 가까이 뛰었다는 점, 이번 시즌 2025 클럽 월드컵까지 70경기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라는 점, 지난겨울에 매주 2경기씩 소화하며 경기 간격이 평균 3.7일에 불과했다는 점, 국가대표 소집으로 이동 거리가 74,000km에 달한다는 점 등 여러 이유를 들어 김민재의 몸 상태가 한계에 다다랐을 거라 예상했다.
김민재는 지난 인테르밀란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아킬레스건염에 기관지염이 겹쳤음에도 쉬지 못했고, 후반 20분에 교체 아웃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현지 매체에서는 후반 17분 뱅자맹 파바르에게 실점을 허용할 때 김민재가 큰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는데, 세트피스 수비 전술에서의 아쉬움을 한 개인에게 덮어씌우는 일방적인 비판일 뿐이다.
‘빌트’는 이번 시즌 내내 김민재에게 실제 경기력보다 낮은 평점을 부여했는데, 인테르와 8강 2차전 이후에도 어김없이 평점 6점으로 낙제점을 줬다. 따로 비판 기사도 작성했다. 지난 시즌 레알마드리드와 UCL 4강 1차전에서도 실수로 인해 실점을 내줬다는 점을 들며 토마스 투헬 당시 바이에른 감독의 비난도 함께 실었다. “이탈리아에서 ‘수비 괴물’로 불리는 김민재는 일관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그는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고, 가장 최근엔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큰 경기에서 또 실수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가 혹사당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짚기는 했다. “김민재는 지속적인 아킬레스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팀을 돕기 위해 몇 달 동안 이를 악물었고, 이번 시즌 이미 42경기에 출전했다. 휴식은 전무했다”라며 바이에른이 경고 신호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민재가 바이에른에 정말 충분할까”라고 말하며 궁극적으로는 김민재가 바이에른에 충분치 않은 수비수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빌트’ 표현 중 “김민재는 할 수 있는 만큼 높이 뛰지 못하고 있다(Kim scheint manchmal nicht so hoch springen zu können, wie er eigentlich kann)”라는 표현도 김민재가 부상으로 점프력이 감소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표현은 위르겐 클롭 감독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있던 2013-2014시즌 함부르크에 0-2로 패한 뒤 ‘좋은 말은 뛰어야 하는 만큼만 뛴다’라는 독일 속담을 비틀어 “말은 할 수 있는 최대한 높이 뛰어야 한다(Ein Pferd muss verdammt noch mal so hoch springen, wie es kann)”라고 선수들을 비판한 걸 응용한 문구다. 즉 김민재가 큰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비꼰 것에 가깝다. 부상으로 고통받으며 경기에 나서는 선수에게는 최악의 말장난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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