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성빈이 16일 사직 키움전에서 투수가 공을 1개 던지는 사이 3루에 이어 홈까지 훔쳤다. 롯데는 황성빈의 활약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8)이 특유의 허슬 플레이로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황성빈은 16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진풍경을 연출했다. 투수가 공 1개를 던지는 사이 도루를 2개나 기록했다.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그는 0-0으로 맞선 1회말 키움 선발 하영민과 8구까지 간 끈질긴 승부 끝에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계속된 2사 1·2루선 3루와 홈을 차례로 훔쳐 결승 득점을 올렸다. 황성빈은 당시 전준우를 상대하던 하영민이 2구째를 던진 뒤 곧바로 3루를 훔쳤다. 그리고 투수가 3구째를 던지기 전 1루주자를 견제하는 틈을 노려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는 KBO리그 역사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다. 투수가 공 1개를 던지는 사이 도루 2개를 기록한 선수는 황성빈이 역대 2번째다. 2021년 4월 4일 수원 한화 이글스-KT 위즈전에서 강백호(KT)가 처음으로 해낸 바 있다. 강백호도 당시 박경수를 상대하던 한화 김민우가 5~6구째를 던지는 사이 2, 3루를 차례로 훔쳤다. 다만, 수비 시프트에 제한이 없던 때였다. 강백호의 3루 도루 당시에는 3루수가 베이스를 비운 상태였다. 모든 야수가 베이스를 지키고 있던 황성빈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롯데 황성빈이 16일 사직 키움전 1회말 홈스틸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은 리그의 판도도 바꿀 태세다. 4월에만 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16일까지 이 부문 1위에 랭크됐다. 열흘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오르고도 단 한 번도 말소된 적 없는 박해민(LG 트윈스), 박민우(NC 다이노스·이상 5개)와 선두를 다툴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51도루로 가치를 입증한 그가 올 시즌 생애 첫 도루왕에 오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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