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장 채은성이 16일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경기 2회초 2사 후 우월 1점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개막한 지 25일 만에 나온 시즌 첫 홈런이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화도 많이 받았어요.”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35)은 1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0-2로 뒤진 2회초 2사 후 SSG 선발 김광현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에 걸친 직구를 밀어 쳐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개막한 지 25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하지만 채은성은 “특별한 조정을 거친 게 아니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도, 지금도 꾸준히 연습했을 뿐”이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선이 전체적으로 부진해서다. 한화는 올 시즌 팀 타율 0.229(10위), OPS(출루율+장타율) 0.650(8위)으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반대로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ERA) 3.75(4위)로 견고한 편이어서 저조한 공격력이 더욱 부각됐다. 채은성은 “투수진의 기량이 워낙 좋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타자들이 조금만 쳐줬다면 이긴 경기가 많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한 날들이 계속됐다”고 털어놓았다.
주위에서 채은성을 걱정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타자들의 동반 부진이 길어지자, 채은성에게 직접 전화를 건 선배들이 있었다. 채은성은 “그동안 야구하면서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다 못한 적은 없었다”며 “일일이 밝힐 순 없지만, 다른 팀의 선배들이나 은퇴하신 형님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도대체 너네 왜 그러냐’,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느냐’고 걱정해주실 정도로 부진이 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채은성은 생각을 바꿨다. 그는 “이제 더 내려갈 바닥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찌 됐든 우리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다 내려놓고, 도망치지 말고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화는 8~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3연속 위닝시리즈를 달렸다. 상위권 도약을 노릴 만해졌다. 채은성은 “우리 팀에 특별한 계기가 생긴 게 아니다. 과감하게 덤벼든 뒤로 조금씩 잘 풀리기 시작했을 뿐”이라며 “압박감에서도 벗어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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