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의 맞대결을 상상하며 "헛스윙 한 번은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고영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8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했다. 삼진 11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며, 데뷔 이래 2경기 연속 10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승세 비결은 주무기 체인지업이다. 고영표는 체인지업을 구사해 많은 땅볼을 유도한다. 지난 2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살아나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체인지업이 종으로 잘 떨어진다. 지금 고영표가 한창 좋았을 때 느낌이 난다. 구속에 연연하지 않고 확실한 무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고영표는 "지난해 힘든 시즌을 보냈는데, 체인지업이 밋밋해지면서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구위를 회복하기 위해 투구 타이밍에 대해 고민했고, 감독님, 코치님과 대화를 나눴다. 심리적인 문제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힘을 전달해야 하는데 부상을 당하면서 안 좋았다"며 "올해는 체인지업 구위를 회복하며 경기를 잘 풀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에 대한 집착은 버렸다. 컨디션이 좋으면 구속은 자연스럽게 잘 나올 것이다. 구속보다는 구위가 좋은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고영표를 상대한 KIA 이범호 감독과 최원준은 경기 후 마구 같은 체인지업을 치켜세웠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꼼짝 못 한 최원준은 오타니도 공략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고영표는 "세계 최고의 타자를 언급하며 좋은 구종이라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칭찬을 들어 기분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고영표와 오타니가 마주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운명의 한일전이 펼쳐진다.
고영표는 오타니와의 대결을 기대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헛스윙 한 번은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이드암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을 많이 보지 못해서 어려워할 것 같다. 대처가 쉽지 않은 희귀한 구종이다. 좋은 구위를 유지해서 붙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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