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1분기 경기 부진과 통상환경 변화로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 가계부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결고 기준금리를 기존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한은은 역대 최장 동결 끝에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두차례 내린 뒤 지난 2월 0.25%p를 추가로 내렸다.
비상계엄·탄핵정국과 내수 위축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치고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도 1.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번 금통위에 앞서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5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4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정책 등 경기하방 압력이 높움에도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동결 배경으로 꼽았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과 가계대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을 통해 “1분기 경기 부진과 통상 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하지만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의 크고 환율이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더 살펴볼 필요가 있어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다가오고 탄핵 심판 선고는 늦춰지면서 지난달 말 1470원 안팎까지 올랐고, 이달 9일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자 1484.1원까지 뛰었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연장으로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0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변동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환율의 특정 수준보다 변동성 확대를 더 경계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은은 “앞으로 내수 부진은 일부 완화되겠으나 수출은 통상 여건 불확실성 지속에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5월 또는 7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안정과 미국 상호관세 여파로 경기성장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정우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5월에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이 시점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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