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성에 ‘숨 고르기’···한은, 기준금리 연 2.75% 동결

▲ 한국은행 금통위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높아졌음에도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7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금통위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한은 금통위는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되었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관세정책 변화와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세계경제는 글로벌 무역갈등의 심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되는 동시에 물가경로 또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요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호관세 유예 등으로 일부 반등했다”며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급등했고, 미 달러화는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향후 내수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수출이 통상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정치 불확실성 지속과 통상여건 악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화되었다”며 “고용은 전체 취업자수 증가 규모가 늘었으나,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양상과 추경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향후 성장세를 점검하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게 하는 등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금융완화 기조로 인한 가계부채 재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