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성평등지수, 집계 이래 ‘첫 하락’···“가족 내 성별고정관념 더욱 굳어져”

▲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꽃구경을 즐기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국가성평등지수’가 사실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17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는 65.4점으로 전년(66.2점) 대비 0.8점 하락했다.
 
국가성평등지수는 남녀 격차를 측정해 완전 평등 상태는 100점, 완전 불평등 상태는 0점으로 나타내며 우리나라 양성평등 수준을 계량적으로 파악해 정책 추진 방향을 설립하고자 매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성평등지수는 조사 첫해인 지난 2010년 66.1점을 시작으로 매년 상승해 2021년 75.4점까지 올랐으나 지난 2023년 사실상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2023년 영역별 성평등 수준으로 살펴보면 교육(95.6점)이 가장 높았고 건강(94.2점), 소득(79.4점), 고용(74.4점), 양성평등의식(73.2점), 돌봄(32.9점), 의사결정(32.5점)이 뒤를 이었다.
 
특히 양성평등의식 영역의 세부 지표인 ‘가족 내 성별 역할 고정관념’이 60.1점에서 43.7점으로 줄어들었으며 ‘돌봄’ 영역도 33.0점에서 32.9점으로 소폭 낮아졌다.
 
이에 대해 이동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주류화연구 본부장은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이 정량 지표가 아닌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을 반영한 특성이 있어 명확한 (하락) 원인을 분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돌봄 영역의 점수 하락에 대해서는 “당시 코로나19 이후에 돌봄 기관의 미운영과 원격 수업으로 가족 내 가사 돌봄 증가, 육아휴직 등 육아 지원 제도를 주로 여성들이 많이 사용한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개선된 영역도 있었다.
 
의사결정 영역은 30.7점에서 32.5점으로, 고용 영역은 74.0점에서 2023년 74.4점으로, 소득 영역은 78.3점에서 79.4점으로 개선됐다.
 
특히 고용 영역의 세부 지표인 고용률 지수는 2023년 79.8점으로 전년 대비 1.8점 올랐으며 경력단절여성 비율 지수도 83점으로 0.2점 상승했다.
 
다만 여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점수가 떨어진 적이 없는 것은 맞으나, 지표 체계가 2022년 이후 크게 개편되었기에 하락했다는 말을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국가성평등지수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양성평등의식 확산과 돌봄 정책 강화 등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