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현 2.75% 기준금리 동결하나...오늘 여부 결정

전문가들 금리 동결 전망
파월 의장,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 시사
대내외 불안에 금리 인하 카드 아껴 관망할 때
원·달러 환율 10원 ↓...1410원대

[포인트경제] 오락가락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여파로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현 2.75%인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오전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업계에서는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우리 경제 상황만 보면 내수 부진에 미국의 고율 관세에 따른 수출 타격과 주요 교역국인 미·중의 갈등으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 2월 내놨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1.5% 달성이 요원해지고 최악의 경우로 가정했던 1.4%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 3차례 금리 인하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점검하며 높아진 대내외 불안에 금통위의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 최근 3차례 금리 인하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점검하며 높아진 대내외 불안에 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 관망할 때란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달러지수가 100선대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원·달러는 여전히 1420원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유예, 미국채 약세, 중국의 반발과 위안화 절하 등에 환율이 하루에도 30원 넘게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도 부담스럽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서울 집값이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한은은 관련 대출 영향이 2분기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에 산불과 이상기후까지 더해지며 물가도 안심하기 이르다.

미국 경기 균열 조짐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지만, 트럼프 관세발 고물가 우려에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췄다간 금리차 확대로 이어지며 환율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늘어난 만큼 5월에는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면서도 "당분간 가계부채·환율 등 금융 안정 여건을 확인해야 한다"며 4월 동결을 전망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10원 넘게 급락해 올해 최저 수준인 1410원대로 내려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7일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26.7원) 대비 10.7원 내린 1416.0원에 개장했다. 141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 하락은 간밤 달러 약세와 이날 열리는 금통위 결과를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100선 아래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