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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중국 ‘산둥 셴싱 케미컬’(Shandong Shengxing Chemical)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 회사는 일명 ‘티팟’(teapot) 정유소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위장 기업 등으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원유를 구매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티팟 정유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 정유소를 뜻한다. 이들 정유소는 이란산 원유를 매입·운송·판매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거나 거래를 촉진하기로 선택한 정유소, 회사 또는 중개업체는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의 석유 공급망을 돕는 모든 세력들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란 정권이 이 석유 공급망을 이용해 테러 조직과 그 협력자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또 이란이 중국으로 석유를 수송하는 데 도움을 준 여러 기업 및 선박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이들 선박은 미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일명 ‘그림자 함대’에 속해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번 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가한 여섯 번째 제재 패키지로 ‘최대 압박 캠페인’의 일환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제재를 포함해 최근 한 달 사이에 티팟 정유소에 두 차례 제재를 가하는 등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에 대해서도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백악관 아시아 고문이었던 데니스 와일더는 “이란 원유 수출의 최대 90%를 중국이 구매하는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를 눈감아줬다. 이란에 대한 완전한 금수조치가 유가 급등을 초래하고, 미 소비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는 양국이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고, 중국은 이 지역에서 더 많은 상업적 접근 권한을 얻는 등 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재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지난 12일 오만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간접 회담을 개최했으며, 오는 19일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우리는 미국이 일방적 제재와 ‘롱암 관할권’을 남용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 이는 국제 무역 질서와 규칙을 훼손하고,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교류를 방해하며, 중국 기업과 개인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침해한다”고 비난했다.
롱암 관할권이란 자국 밖에 있는 개인이나 기업에 자국 법률을 적용하고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권한을 의미한다.
제재 소식이 전해진 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1.86% 상승한 배럴당 62.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1.82% 오른 배럴당 65.8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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