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한 명의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골드 키즈’, ‘VIB(Very Important Baby·귀한 아기)’ 소비 트렌드에 맞춰 유통업계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저출산 장기화 속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삼정KPMG 경제연구원 ‘저출생 시대 속 골드키즈가 이끄는 키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키즈 산업 규모는 6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즈산업은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을 총칭한다.
성장 배경 중 하나로 높아진 부모의 구매력이 꼽힌다. 초혼 연령 상승과 맞벌이 가구 증가로 가계 소득이 높아지며 한 아이에게 집중 투자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출생아 수가 줄며 기저귀·분유 등 전통적인 유아용품 시장은 위축되고 있지만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는 성장세다. 롯데백화점에서 유아동 상품군 매출은 최근 3년간(2022년 1월~2024년 11월)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럭셔리 아동 제품군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2년 24%, 2023년 15%, 지난해 16% 등으로 3년 연속 고성장을 이어갔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해 1~10월 아동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4% 올랐다.
매출이 늘자 백화점 업계는 앞다퉈 프리미엄 브랜드 입점을 늘리는 한편, 관련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 7층 키즈관을 프리미엄 콘셉트 전문관 ‘킨더유니버스’로 재단장한 데 이어 이달에는 인천점에도 킨더유니버스를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6월 말까지 강남점 10층 키즈스테이지에서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키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편의점 업계 트렌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올해 고객층을 10세 이하까지 확대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장기적인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달 업계 최초로 2~7세 아동을 위한 키즈 전용 스낵 라인을 출시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단순 매출에 집중하기보다 미래 고객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프리미엄 키즈 시장을 조준했다.
BYC는 지난 1일 4세부터 10세까지를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유아복 브랜드 ‘코코모메’를 출시했다. 안다르는 지난달 프리미엄 키즈 애슬레저 ‘안다르 키즈’를 론칭하며 패밀리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키즈산업 특성상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통계청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을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5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증가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삼정KPMG 보고서는 “키즈산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시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저출생으로 인항 양적 수요 기반 축소, 산업 내 높아지는 경쟁 강도, 부모들의 취향 다변화 등 중요한 환경 변화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격과 비용 구조를 효율화하고 프리미엄 포트폴리오로 전환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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