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트(완제품) 부문을 총괄하는 DX(Device eXperience) 부문의 리더십에 변화를 주며,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MX(모바일 경험) 사업부를 이끌어온 노태문 사장이 DX 부문장 직무대행을 겸직하면서, 하드웨어를 넘어 사용자 중심의 통합 경험을 설계하는 총괄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노태문 “신사업 발굴과 신속한 실행력에 집중하겠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태문 사장은 DX 부문장 직무대행으로서 내부 구성원들에게 향후 경영 방향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MX 사업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DX 부문 전반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디자인 및 UX(사용자 경험) 혁신, 판매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은 혁신 DNA를 바탕으로 시장을 이끄는 제품을 만들어 왔으며, 지금은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도 덧붙였다.
노 사장은 2020년부터 MX 사업부를 이끌며, 갤럭시 시리즈의 경쟁력 강화와 폴더블폰 대중화, 그리고 갤럭시 생태계 확장 전략을 주도해왔다. 이번 DX 부문장 직무대행까지 겸하면서, 스마트폰·TV·가전 등 모든 세트 사업의 최고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MX 사업부 COO 신설… 공급·개발 조직은 최원준 전무가 맡는다
노태문 사장이 DX 부문 전체를 책임지는 동안, MX 사업부 내 운영 안정성과 실행력 유지를 위한 보완 인사도 함께 단행됐다.
삼성전자는 MX 사업부 내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을 새롭게 신설하고,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전무)을 COO로 임명했다.
최 전무는 개발, 품질, 제조, 구매, 고객경험(CX) 등 제품 전반의 공급 체인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기술 개발과 공급 역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내부 실행력과 리더십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X 부문 개편… '통합 경험'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
DX 부문은 삼성전자에서 TV,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 사업'을 통합한 핵심 부문이다.
최근 시장은 단순한 제품 스펙 경쟁을 넘어,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브랜드 충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도 기기 간 연결성, UI·UX 혁신, AI 및 플랫폼 전략을 총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했던 상황이다.
노 사장이 DX 부문까지 이끌게 된 것은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경험 설계 능력을, 전체 세트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갤럭시 생태계 경험을 설계해온 노 사장의 강점이, 향후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반의 통합 플랫폼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대교체 신호탄이자, 통합 UX 전환의 핵심 인사” 평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DX 겸직이 단순한 직무대행을 넘어, 세트 사업 전반에 대한 리더십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노태문 사장이 1970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인사라는 점에서 삼성전자 세트사업부문 리더십의 '세대교체' 흐름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또한 DX 부문의 신사업은 ▲인공지능(AI) ▲XR(확장현실) ▲홈 플랫폼 ▲모빌리티 등으로 확장 중인데, 이들 기술을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제품들과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 설계가 관건이다. 노태문 사장이 그 ‘경험 설계자’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경험을 연결하는 사람"이 중심에 선다
삼성전자는 향후 하드웨어 중심의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의 통합 경험 제공자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을 꾸준히 펼쳐왔다.
노태문 사장의 DX 부문 겸직은 이 같은 전략의 실질적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자, 내부 권한 조정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DX 부문의 브랜드 전략, 제품 개발, 고객경험 디자인이 더 긴밀하게 통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삼성전자 세트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재정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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