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 더봄] 꽃 먹으면 나도 활짝 피어날까?···세계의 꽃 요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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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더봄] 꽃 먹으면 나도 활짝 피어날까?···세계의 꽃 요리들

여성경제신문 2025-04-16 10:00:00 신고

며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서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봄에 피어나는 꽃은 왠지 모를 설렘과 화사함을 선사한다.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이런 꽃을 단지 ‘보기 좋은 장식’이 아닌, 음식으로 맛보고 즐기는 식재료로 사용해 왔다.

고대 로마 시대 술과 약용으로 사용하던 꽃에서부터 중세 유럽 귀족들의 식탁을 거쳐 현대 미슐랭 레스토랑의 정찬 코스까지, 꽃은 아름다움과 향기를 넘어 상징과 스토리를 담은 식탁의 보석 같은 식재료이다.

식탁의 보석 같은 식재료 '꽃' /게티이미지뱅크
식탁의 보석 같은 식재료 '꽃' /게티이미지뱅크

고대부터 이어진 꽃 음식의 전통

인류는 오래전부터 꽃을 음식과 약, 향료로 사용해 왔다. 고대 로마인들은 장미와 제비꽃을 꿀과 와인에 담가 즐겼고, 중세 유럽에서는 엘더플라워와 라벤더를 디저트와 약용 차로 사용해 왔다.

아시아의 경우 한국에서는 진달래꽃을 이용해서 ‘화전(花煎)’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중국과 일본에서는 매화, 국화, 벚꽃 등을 발효하거나 절여서 차, 술, 떡 등 다양한 형태로 즐겨 왔다. 중국에서는 국화꽃을 차로 끓여 즐기며 몸을 정화하고 독을 푼다고 여겼다. 일본에서는 벚꽃을 절여 만든 ‘사쿠라차’를 결혼식과 축하 자리에서 마시며 새출발의 의미를 새겼고 인도에서는 샤프란과 장미를 넣은 ‘굴라브 잼(Gulab Jamun)’이 결혼식의 필수 디저트로 등장한다.

프랑스 왕실의 마리 앙투아네트는 장미와 제비꽃 향을 섞은 차를 마시며 고된 궁중 생활 속 작은 사치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장미꽃과 라벤더를 섞은 브랜딩 티를 즐겨 마셨고, 지금도 "마리 앙투아네트 티"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어 고급 홍차 브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동과 지중해 지역에서는 식용 장미꽃을 이용한 ‘장미 잼’이나 ‘로즈워터’가 디저트와 음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장미를 이용하여 와인 /게티이미지뱅크
장미를 이용하여 와인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셀럽들이 사랑한 미용과 웰빙의 상징

과거는 물론 오늘날에도 ‘꽃’은 미용과 웰빙을 상징하는 핵심 식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장미차를 즐겨 마시며 피부와 정신을 맑게 했다고 전해진다.

오스만 제국의 황후인 ‘후렘 술탄(록셀라나)’도 매일 아침 장미 잼을 차와 함께 먹으며 피부와 건강을 유지했으며 이국적인 장미 향으로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아 국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하여 장미 잼이 권력과 사랑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다.

팝의 아이콘 마돈나는 라벤더와 제라늄 허브샐러드를 즐기며 식이요법을 실천하고 있으며, 비욘세는 히비스커스차로 수분을 보충하며 피부미용을 병행한다고 한다.

특히 히비스커스차는 고대 이집트에서도 해열제와 이뇨 작용이 있어 약용 음료로 사용해 왔으며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인들이 이집트 원정 전쟁에서 무더운 사막 기후 때문에 열병과 탈수 증상을 겪었는데 현지인들이 알려준 히비스커스차를 마시고 회복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영국의 배우 오드리 헵번은 생전에 엘더플라워 시럽이 든 디저트를 즐겼으며, 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장미와 라벤더가 들어간 디톡스 티를 추천해 많은 여성 팬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꽃을 활용한 다양한 음료 /게티이미지뱅크
꽃을 활용한 다양한 음료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꽃 음식

최근 세계 곳곳에서는 전통적인 꽃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절인 벚꽃잎을 넣은 사쿠라 라테나 사쿠라 파운드케이크가 인기이며, 프랑스 파리의 파티스리에서는 장미 크림이 들어간 마카롱이 봄철 인기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멕시코의 전통 식재료인 호박꽃은 케사디야나 수프에 활용되어 고기 없는 요리의 풍미를 풍부하게 해주고, 인도의 장미 시럽을 넣은 ‘로즈 라씨’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건강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덴마크의 세계적 미슐랭 레스토랑인 ‘노마(Noma)’는 제철 야생화를 활용한 샐러드와 디저트로 미식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꽃은 이제 단순한 ‘장식용’에서 벗어나 풍미와 감각을 완성하는 핵심 재료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한국의 진달래화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진달래화전 /게티이미지뱅크

꽃은 단지 시각적인 즐거움만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계절, 인간의 감성을 하나로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꽃을 먹는다는 것은 자연의 한순간을 입안에 머금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인 것이다. 꽃을 먹는다는 것은 이와 같이 시간과 감성이 하나로 녹아든 섬세한 미식의 세계이다.

바야흐로 봄, 꽃이 피는 계절이다. 봄을 더 깊이 느끼고 싶다면 꽃을 식탁에 올려보자. 우리 몸의 모든 오감과 감성이 환하게 피어날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전지영 푸드칼럼니스트(foodnetwor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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