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 이라크 대표팀에서 경질됐다.
15일(한국시간) 이라크축구협회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페인 감독 카사스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경질했다. 심각한 계약 의무 위반이 있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의무 위반’이라는 표현이 강한 측면이 있는데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성적 부진에 의한 경질이다.
카사스 감독은 지도자 경력 대부분을 경기 분석관과 수석코치로 보낸 인물이다. 그래도 스페인 대표팀에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줄곧 수석코치를 맡으며 실력을 쌓은 점을 인정받아 2022년 11월 이라크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시작은 좋았다. 2023년 홈에서 열린 아라비안 걸프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벤트성이 짙은 킹스컵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라크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조별리그에서는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을 모두 꺾으며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도 요르단을 상대로 2-1 우위를 점했으나 간판 골잡이 아이만 후세인이 과도한 세리머니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빠졌고, 후반 추가시간에만 요르단에 2실점을 허용하며 2-3으로 무너져내렸다. 당시에는 이라크 언론들이 카사스 감독을 맹비난하고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려 한 것에 대해 이라크축구협회가 적극적으로 카사스 감독을 비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접어들어 부진이 시작됐다. B조에 속한 이라크는 한국과 함께 월드컵 본선 직행이 유력한 국가로 꼽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8경기 3승 3무 2패로 부진하며 한국은 물론 요르단에 밀려 조 3위에 머물러있다. 3위는 월드컵 본선을 가기 위해 추가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특히 3월 A매치 성적이 치명적이었다. 홈에서 치른 첫경기에서 쿠웨이트에 0-2로 뒤지다가 겨우 2-2로 따라잡아 무승부를 거두고, 중립지역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에는 후반 막판에만 2실점을 해 1-2 역전패를 당하는 등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이라크축구협회는 팔레스타인에 패배한 시점에 카사스 감독과 이별을 결정했고, 당시 카사스 감독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든 것에 감사”라는 의미심장한 게시글을 올렸다.
결국 카사스 감독이 이라크 대표팀을 떠났다. 카사스 감독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대표팀 감독을 찾을 때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다만 당시에는 이라크축구협회와 카사스 감독의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선임 과정에서 이라크축구협회의 반발이 심해 최종적으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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