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백종원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였다. 요리 연구가이자 외식 사업가, 그리고 친숙한 방송인으로서 그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다. 하지만 최근, 그의 발걸음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예정됐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하나둘 방송을 미루거나 편성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많은 시선이 엇갈린다.
먼저 MBC ‘남극의 셰프’는 이미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쳤지만, 예정됐던 4월 방송은 무기한 연기됐다. 제작진은 “뉴스 특보 및 조기 대선 정국”을 이유로 들었지만, 시점상 어쩐지 설득력이 부족하다.
tvN의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3’도 2025년 공개 예정이라는 말만 있을 뿐, 편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도 촬영 중이지만, 역시 공개 일정은 알 수 없다.
이쯤 되면 단순한 ‘방송국 사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바로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잇단 논란 때문이다.
원산지표시법 위반,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법 위반, 그리고 '빽햄' 선물세트 가격 및 품질 논란, 학교법인과 관련된 각종 법 위반 의혹까지.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이슈가 터져 나왔다.
그동안 ‘착한 사장님’, ‘국민 셰프’로 불리며 신뢰를 쌓아온 백종원이기에, 이번 일련의 논란은 충격이 더 크다. 무엇보다 그가 단지 한 방송인이 아닌, 수많은 가맹점과 직원, 소비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책임은 더욱 무겁다.
방송사들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사태와 방송 편성 지연 사이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중은 이미 느끼고 있다. 백종원의 이미지가 흔들리는 지금, 방송사들 역시 리스크를 관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앞으로다. 백종원은 지난달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영자로서 철저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며, 시스템 점검과 개선을 약속했다. 이 사과가 형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투명한 해명과 실질적인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한때의 신뢰는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중은 실수에는 관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무책임에는 등을 돌린다. 백종원이라는 인물의 진정한 ‘셰프의 품격’은, 위기에서의 자세와 그 이후의 행보로 증명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가 어떤 요리를 내놓을지 기다리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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