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는 전날(14일) 전체 교수 회의를 열고 원칙대로 유급 조치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체회의는 개강 후 실습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본과 3학년 84명과 4학년 41명 등 총 125명을 대상으로 유급 통보 방식을 논의하기 마련된 자리였다.
이에 앞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학교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의대생 유급 통보는 주요 의대로 확산되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7일 수업 참여를 거부한 4학년 본과생 48명에게 유급 예정 통지서를 보낸 것에 이어 이날에는 본과 1~3학년도 통지서를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전체 수업 일수의 3분의 1이나 4분의 1을 이수하지 않으면 유급 처분이 내려진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모두 수업 일수의 3분의 1을 기준으로 한다.
이같은 학칙으로 인해 고려대와 연세대를 제외한 대다수의 의대에서도 대규모 유급이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본과생들에 이어 예과생들까지 유급되면, 24학번과 25학번 그리고 26학번 학생이 수업을 함께 듣는 ‘트리플링’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교육부와 각 대학은 24학번과 25학번이 겹치는 ‘더블링’을 대비하려 했지만, 26학번까지 더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서 의학교육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대생 복귀가 지연됨에 따라 교육부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시점도 불투명하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수업 복귀는 아직 정확한 현황을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복귀율은 증가 추세에 있다”며 “복귀율을 판단하는 시점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결정되는 대로 조속히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정갈등으로 인해 군 입영 휴학한 의대생이 기존보다 1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3~2025학년도 의과대학 군 휴학 현황’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군 복무를 이유로 휴학한 의대생이 전국 40개 의대에서 총 20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학기 208명보다 약 10배 상승한 수치다.
이들 대다수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다가 군 휴학으로 선회한 학생들이다.
의대생들의 현역 입영이 급증한 것에는 군의관과 공보의의 긴 복무 기간과 함께 육군 현역병의 급여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공보의의 긴 복무 기간 때문에 의대생 사이에선 예과를 마친 뒤 군대에 가는 게 뉴노멀이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부족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방부에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국방부와 지속해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명옥 의원은 “군 의료자원 부족은 국가의 안보가 걸린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보의·군의관 수급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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