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OY, LOVE, RESPECT 이번 패션위크 출장지는 런던이었다. 대학생 시절 가장 동경하던 곳이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착해 살아가는 도시. 쇼가 선사하는 즐거움, 디자이너를 향한 존경과 아낌없는 응원, 그리고 그 바탕에 깔린 깊은 애정. 이 순간들을 떠올리면 그 어떤 지난한 일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다소 어이없는 생각까지 들었다.
2 A FAIRYTALE SCENE 리처드 퀸은 눈부신 설원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소복이 쌓인 눈 위로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퍼지고, 정적 속에 기대감이 감돌았다. 쇼가 시작되자 눈송이들이 흩날리며 마치 한 편의 겨울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몽환적 순간이 그려졌다.
3 THE BRITISH LIBRARY 그 도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특정 장소가 있다. 공원과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이 대표적이다. 영국 도서관은 호텔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쇼 스케줄이 없는 도착 다음 날 오전에 방문했다. 여러 인종과 다양한 언어가 섞여 만들어내는 일상의 소음. 낯설지만 아늑한 이곳에서 지난 비행으로 미뤄둔 업무를 처리했다.
4 MODEL KIM MIN HA 시몬 로샤 쇼 시작 전, 본사 직원이 다가와 오늘 런웨이에 특별 게스트가 등장할 거라며
언질을 주었다. 막이 오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 김민하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 게 아닌가? 피날레 후 만난 그는 “시몬 로샤의 오랜 팬이기에 이 순간이 영광스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5 FALLING IN LOVE 에르뎀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대영박물관에서 쇼를 선보였다. 우아한 드레스 위 정교하게 수놓인 플로럴 장식들을 보며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6 IN THE RAIN 버버리를 대표하는 트렌치코트야말로 런던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최적화된 패션 아이템이 아닐까? 이번 시즌 트렌치코트는 여러 방식으로 변형되어 등장했고, 몇몇 모델이 손에 쥔 우산 또한 궂은 날씨를 대변하는 듯 보였다.
7 TASTE OF LONDON 런던에 오면 꼭 기네스 생맥주를 마셔야 한다는 친구를 따라 한 펍에 들어섰다. 테이블은 채 5개도 되지 않았고, 막 퇴근한 직장인들이 바에 기대어 서서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주문과 동시에 건네받은 생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감히 말하건대 런던의 맛은 깊고 진한 흑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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