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에 널린 쑥, 냉이. 손이 절로 간다. 향긋한 봄바람이 불면 하천 변이나 공원, 유원지에 새순이 올라오고, 그 앞에 서면 누구나 한 번쯤 뜯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예전엔 이 나물들을 손수 따다 식탁에 올리는 일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다르다. 무단 채취는 불법이고, 중금속에 오염된 경우도 있으며,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독초일 수 있다. 아무리 손에 익은 봄나물이라 해도, 함부로 따서 먹는 건 위험하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중금속 범벅
봄나물은 자연산이라 더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015년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도심 하천, 공원, 도로변에서 채취한 나물 일부에서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도 있었다. 납은 빈혈, 신장 기능 저하, 생식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카드뮴은 호흡기, 위장, 신장에 해를 끼친다.
냉이나 쑥처럼 익숙한 나물도 안전하지 않다. 하천 변이나 유원지에선 잡초 제거를 위해 제초제나 농약을 쓰기도 한다. 그 자리에 난 나물은 오염됐을 수밖에 없다.
물로 씻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식물 뿌리를 통해 흡수된 중금속은 끓여도 사라지지 않는다. 단순한 열 처리로는 제거할 수 없다. 세제로 문질러도 효과 없다. 잎에 붙은 먼지나 황사 성분 정도만 닦일 뿐이다.
채취 자체가 불법…독초와 혼동도 잦다
도심이나 공공장소에서 나물을 따는 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산림자원법에 따라 무단 채취 시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본인 소유 땅이 아니면 채취는 위법이다.
개인 소유지에서도 안심하긴 이르다. 나물과 독초는 헷갈리기 쉽다. 특히 봄에는 꽃이 피기 전이라 구별이 어렵다. 5년간 독초 섭취로 인한 이상 증상 신고 중 80%가 봄철에 집중됐다.
미국자리공은 더덕처럼 생겼지만 뿌리가 매끄럽고 자주색 줄기가 나온다. 향이 없다. 삿갓나물은 우산나물과 비슷하지만 잎이 갈라지지 않고 둥글다. 동의나물은 곰취와 헷갈린다. 향이 없고, 잎에 둔한 톱니가 있다. 곰취는 향이 강하고 잎이 부드럽다.
은방울꽃은 산마늘과 구별이 어렵다. 은방울꽃은 잎에 광택이 있고 뿌리에 독이 있다. 산마늘은 마늘 향이 진하고 줄기마다 두세 장의 잎이 달린다. 털머위는 머위보다 잎이 두껍고 윤이 나며 갈색 털이 많다.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에 가야 한다. 채취한 식물 일부를 함께 가져가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익혀야 안전한 나물도 있다
먹을 수 있는 나물도 날로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고사리, 두릅, 원추리처럼 식물 자체에 독성 성분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원추리엔 구토 유발 물질이 들어 있다. 성장할수록 독성이 강해진다. 여린 잎만 골라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야 한다.
생채로 먹을 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세 번 이상 헹군다. 잔류 농약과 식중독균을 줄일 수 있다.
보관할 땐 뿌리에 묻은 흙을 털고 비닐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향과 성분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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