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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영화 ‘야당’의 개봉을 앞두고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제목인 ‘야당’은 감형 등을 조건으로 수사기관에 마약 범죄자들과 관련한 정보를 팔아 넘기는 브로커들을 지칭하는 은어로, 실제 수사 과정 현실에도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이를 소재로 영화화한 작품은 ‘야당’이 최초다.
유해진은 이강수(강하늘 분)를 브로커 ‘야당’에 발탁하는 야심찬 검사 ‘구관희’ 역을 맡아 색다른 악역을 선보였다. 구관희는 이강수를 이용해 마약 사건을 직접 설계하고 해결하며 조직에서 승승장구한다. 지위를 위협하는 이들은 권력을 활용해 은밀히 뒤에서 처단한다.
‘야당’이란 소재는 이 영화가 처음 사용했지만, 마약 범죄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은 많았다. 유해진은 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지 묻자 “새롭진 않다고 인정한다. 그래도 야당과 얽힌 관계가 충분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시나리오 받았을 때 더 재밌게 읽었다”라며 “나 역시 이 작품으로 야당을 처음 알았다. 영화를 만들고자 조사한 내용이니 발견할 수 있던 사실”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해진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 구관희에 대해 “‘야당’은 여러 등장인물에, 액션신도 많은 화려한 작품이지만, 구관희란 인물은 요란해 보이지 않게 표현을 눌러가며 연기했다”며 “야심을 숨기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는 풋내기와 다른, 어느 정도 ‘짬밥’(경력)을 지닌 검사의 묵직함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캐릭터이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전형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검사 캐릭터이지만, 그것을 전형적이게 보이지 않게 하고자 연기하면서도 전형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 표현은 잘 안 하려 했다”며 “어떻게 보면 이 캐릭터가 야망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게 연기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부패 검사의 전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유해진의 노력은 곳곳의 디테일에서 엿보였다. 그는 “이를테면 극 중 류경수 배우가 연기한 ‘조훈’ 캐릭터가 마지막에 구관희 앞에서 ‘하트’를 날릴 때, 다른 검사 역할이었다면 나 역시 받아치는 반응을 보였을 거다”라면서도, “그러나 구관희는 그런 것 하나하나에 반응하지 않는, 묵직하게 가고 싶은 인물이었다. 이 인물까지 요란했다면, 이 영화의 소리가 요란해질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조절하는데 힘썼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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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어’라는 구관희의 명대사가 현실의 시국을 방불케 한다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해진은 “일부 보시는 관객 입장에선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자신도 그때 대사와 장면들을 최근 완성본으로 다시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털어놨다.
이 대사 속 의외의 디테일에 대한 뜻밖의 비하인드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 대사는 구관희가 안하무인 언터처블 빌런 ‘조훈’(류경수 분) 앞에서 처음으로 억눌렀던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으로, 유해진은 이 대사 끝에 ‘XX것’이란 거친 욕설을 내뱉는다. 유해진은 이와 관련해 “사실 그 장면이 첫 촬영한 장면이기도 했고, 특히 힘을 준 장면은 맞다”며 “‘있잖아 나는 말이야 이런 사람이야’ 그런 것을 알려주며 경고하는 대사인데 뒤에 욕이 나온다. 그렇게 표현해야 그 말 안에 이 사람이 지닌 파워, ‘내가 너의 머리 위에 있다’ 경고하는 메시지가 잘 표현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제가 감독님에게도 특별히 ‘그 욕 부분은 자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 기술 시사 때도 재차 확인했을 정도로 그 부분이 스스로에게 중요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또 “만약 그 대사를 날렸다면 서운했을 뻔한, 그만큼 그 장면에서 꼭 필요한 욕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며 “감독님 등 당시 현장 반응도 좋았다. 사실 그 욕이 나도 모르게 우러나오더라. 그런 심각한 상황에 생각없이 밥을 먹고 링거를 맞고 여유를 부린다는 게 욕이 안 나올 수가 없겠더라. 너무 철딱서니 없지 않나. 류경수 배우가 그렇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참 뒤통수 한 대 맞아야 되게끔 연기를 잘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당’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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