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경기불황 속 유통업계가 모처럼 웃었다. '1000만 관중'을 거느린 국내 프로야구가 지난달 개막하면서, 유통가 전방위로 확산된 야구 마케팅이 매출 효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소비자 활동량이 많아지는 4~5월 봄 시즌을 대비해 스포츠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개막한 2025년 KBO리그는 60경기 만에 관중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기당 평균 입장 관중은 1만7656명으로 파악됐다. 지난 시즌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의 흥행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돌풍'에 유통업계도 바빠졌다. 편의점사들은 프로야구 개막과 동시에 관련 베이커리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막 직전 주에 두산베어스X연세우유 컬래버 신제품 '연세우유 먹산 생크림빵'을 출시한 CU는 6일 만에 해당 제품에서 12만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첫 발주 물량은 당일 완판됐으며, 일부 점포에서는 오전 중에 준비한 물량 300개가 모두 팔려나가기도 했다.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와 협업해 만든 크보빵(KBO빵)의 경우 올 상반기 편의점 '치트키'가 됐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크보빵이 출시 된 지난달 20일~26일 일주일간 CU, GS25, 세븐일레븐의 베이커리 카테고리 매출은 전주 대비 30~40%가량 증가했다.
GS25가 지난해부터 오픈한 야구 특화매장도 수혜를 받았다. 한화이글스와 협업해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에 오픈한 GS25타임월드점과 LG트윈스와 협업으로 서울 잠실야구장 인근에 오픈한 GS25 잠실타워점은 지난해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다. 지난달에는 한화이글스 2번째 플래그십스토어 GS25 한화생명볼파크점도 문을 열었다. GS25에 따르면 야구 특화매장 매출은 올해 KBO 시범경기(3월 8~18일) 기간 동안 전월 동기 대비 20%씩 신장했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SSG랜더스 야구단 인수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성공했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대규모 할인행사 '랜더스 쇼핑페스타'에서 역대 최대 매출인 1.3조원을 벌어들였다. 랜더스 쇼핑페스타는 SSG랜더스 야구단 인수 이후 전개하고 있는 야구 테마의 대규모 할인행사다. 특히 스타벅스가 SSG랜더스와 협업해 선보인 ‘랜더스벅 유니폼’은 온라인 판매 개시 5분 만에 완판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마련된 ‘2025 랜쇼페 베이스볼 필드’는 모바일 게임 ‘컴투스프로야구’와의 협업을 통해 스윙 체험존, 게임 체험존, 경품 이벤트 등을 선보였고, 총 2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패션플랫폼 무신사 또한 크보와 손을 잡았다. 지난 14일 크보 전 구단과 협업한 ‘볼 파크 에디션’을 출시했다. 구장과 연고지 그래픽을 적용한 한정 상품으로, 티셔츠와 볼캡으로 구성됐으며 이와 함께 △SSG랜더스 △한화이글스 △키움히어로즈 등 프로 야구 구단과 함께 기획한 유니폼과 잡화도 공개했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무신사 스퀘어 성수 4에서는 ‘고 팀 무신사 KBO 팬 페스타(FAN FESTA)’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은 많은 대중들의 팬심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유통업계도 반기는 기획"이라며 "협업 상품 개발 등 상품 선점을 위한 업태 간 경쟁도 치열한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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