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범보수 진영에서 ‘반이재명 빅텐트론’을 물밑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실제 단일화가 되기까지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당 경선을 통해 선출될 자당 후보를 중심으로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제3지대 인사들은 “국민의힘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향후 여론조사 결과와 각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단일화 논의의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범보수 진영은 단일 후보를 내는 빅텐트를 통해 승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빅텐트 대상으로는 국민의힘의 최종 후보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전 총리,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이 최종 단일 후보를 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될 자당 후보가 빅텐트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당 후보가 중심이 돼야 빅텐트가 성공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정권이 이재명 후보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고, 제3지대 인사들이 그 아래로 들어오는 구조를 의미하느냐”고 묻자, 홍 전 시장은 “그렇다”고 명확히 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덕수·이낙연·이준석·황교안 등이 단일화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결국엔 이들이 사퇴하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을 보태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석 측 “6월3일 투표용지에 ‘이준석’ 무조건 적혀 있을 것”
반면 제3지대 주자들은 ‘국민의힘 중심 단일화’ 구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6월 3일 투표용지에 두 번째가 될지, 세 번째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준석’ 이름은 무조건 올라간다”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국민의힘 중심 빅텐트에 관심 없다. 알아서 하면 된다”며 “그쪽에서 단일 후보가 정해지면, 그때 가서 협상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국힘 후보·이준석이 포함된 3자 여론조사 결과가 향후 단일화 논의의 방향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지지율에서 앞서면 단일 후보로 이 의원이 나서야 하고,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 의원은 대선을 완주할 것임을 명확히 한 셈이다.
실제로 최근 가상 3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면서 존재감이 확인됐다. 14일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전 대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 의원은 가상 3자 대결에서 각각 45%, 29%,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인 이재명-홍준표-이준석 간 대결에서는 이 전 대표 44%, 홍 전 시장 29%, 이 의원 11%, 이재명-한동훈-이준석 대결에선 이 전 대표 45%, 한 전 대표 25%, 이 의원 11%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에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접촉률 37.3%에 응답률은 13.3%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낙연 측 “국힘이 주도권 쥔다면 빅텐트 어렵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측도 국민의힘 중심 단일화론에 회의적이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통화에서 “우리가 반이재명·개헌 연대 플랫폼을 제공해 어떤 세력과의 연대도 열어놓고 구체화할 것”이라며 “국힘 중심 단일화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희망사항”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계엄 이슈 등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단지 의석 수를 앞세워 모든 걸 주도하려 한다면 빅텐트 구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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