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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뮬라는 지난 7일부터 뮬라웨어 온라인 자사몰 운영을 재개했다. 뮬라웨어는 지난 1월 재정 악화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약 3개월째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뮬라웨어는 홈페이지에 “7일부터 공식몰의 정상 영업을 재개한다”는 짧은 공지를 올렸고, 이후 실제 온라인 판매가 재개됐다.
뮬라웨어는 현재 신규 회원 가입은 물론, 할인·무료 배송 쿠폰 발행 등도 진행하고 있다. 상품군은 여타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와 비슷하다. 레깅스부터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기능성 의류 등으로, 10만원대 이하 제품들이 대다수다.
애슬레저 업계에선 뮬라웨어의 온라인 판매 재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뮬라웨어는 2013년 론칭해 젝시믹스·안다르와 함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의 성장을 이끌던 대표 토종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운동 전문가였던 조현수·조현웅 대표가 요가 강사들의 의상을 만들어 판매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2022년엔 연매출 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젝시믹스·안다르가, 해외에선 룰루레몬 등이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애슬레저 시장 경쟁이 격화되자 조금씩 선두권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2020년 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반등이 쉽지 않았고, 이후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본잠식 상황까지 맞았다.
뮬라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388억원, 영업손실은 289억원이다. 자본 총계는 -11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업계에선 뮬라웨어가 온라인 판매를 재개하더라도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선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한 데 비해 뮬라웨어는 정체성이 희미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초창기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유명 모델을 기용하는 동시에 골프·맨즈(남성)·키즈(아동)·스포츠 등 레깅스 외의 제품군도 대폭 확대했다.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지난해 매출이 각각 2620억원, 236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젝시믹스가 242억원으로 전년대비 54% 늘었고, 안다르는 328억원으로 78% 늘었다.
이처럼 이미 국내에서조차 뮬라웨어와의 격차가 벌어진 만큼 향후 애슬레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는 힘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최근 2~3년 전부터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어 향후엔 국내 애슬레저 2강 체제가 더 고착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뮬라웨어가 이번 온라인 판매 재개를 통해 ‘재고떨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보내는 상황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애슬레저 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상황”이라며 “같은 1세대 애슬레저라도 중장기 전략과 상품성, 마케팅 등 3박자가 어우러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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