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여파···상반기 아파트 분양 ‘반토막’ 전망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 일정으로 인해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전망이다. 이미 경기 침체로 위축된 청약 시장에 정치 이벤트가 겹치며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어서다.

1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4만5121가구(77개 단지)로, 전년 동기 12만3622가구(156개 단지) 대비 63.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22년 상반기 실적(12만309가구)과 2023년(9만1572가구)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분양 물량이 급감하는 양상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6만9059가구에서 올해는 2만7292가구로 줄고, 5대 광역시의 상반기 예상 분양 물량도 1만106가구에 그쳐 전년보다 7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치 이벤트가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분양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4~5월로 계획된 분양 일정이 대선 이후로 대거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공급 부족은 실제 입주 수급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3997가구로, 수요(4만8120가구) 대비 71% 수준에 불과하다.

지방 주요 도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울산은 수요 5673가구 대비 입주 물량이 3570가구로 63%, 부산은 수요 1만6931가구 대비 입주 1만2273가구로 72%에 그쳤다.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투시도. [롯데건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분양 단지에 수요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 중구 학산동에서는 롯데건설이 고층 아파트 단지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를 공급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총 3개 동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84㎡ 542가구와 105㎡ 92가구로 구성된다. 설계는 채광과 환기에 유리한 판상형 4베이 구조가 적용됐으며, 계약금 1500만원 정액제가 운영 중이다.

광주 광산구에서는 한양건설이 ‘한양립스 에듀포레’를 선보이고 있다. 해당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10개 동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84㎡와 89㎡로 구성된 총 470가구가 공급된다. 단지 인근에는 평동산업단지와 동곡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직주근접성과 학세권 입지를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부산 동래구에서는 반도건설이 ‘동래 반도 유보라’를 공급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42층, 3개 동 규모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84㎡ 총 400가구가 조성된다. 부산지하철 1·4호선, 동해선 동래역 등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어 교통 편의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정치 일정과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상반기 공급을 회피하고 있다”며 “공급이 지연되면 입주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하반기 이후 집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대선 직후 시장 반응과 금리 동향을 지켜본 뒤 하반기 분양 일정을 조정하는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