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0 관세전쟁] 정부, 확대 재정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美 고율 관세 대응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한국 정부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기존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선로 지중화 지원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보조금 신설 등을 포함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용인과 평택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가속화하기 위해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 중 70%를 국비로 지원하고, 올해 626억 원의 추가 경정예산을 편성했다.

또한, 정부는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 보조금을 신설했다. 이 보조금은 중소기업의 경우 비수도권에서 50%, 수도권에서 40%를 지원하며, 중견기업은 비수도권 40%, 수도권 30%를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실질적으로 상당한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저리 대출도 기존 17조 원에서 3조 원 이상 추가 공급될 예정이며, 2027년까지 총 20조 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세액 공제도 대폭 확대된다. 올해부터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은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되며, 중소기업은 25%에서 30%로 증가한다. 이러한 세액 공제와 투자 보조금의 이중 지원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정부는 첨단 반도체 양산 연계형 미니팹 구축 사업에도 2031년까지 4469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미니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조성돼 소부장 기업의 실증 테스트를 지원하며, 기업들이 실제 양산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AI 반도체의 상용화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244억 원을 투입해 서버, CCTV, 드론 등 다양한 AI 반도체 실증 과제를 운영 중이며, 이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실증 지원 예산도 두 배로 늘려 108억원으로 증가시킬 예정이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또한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해 신진 석·박사 대상의 R&D 연수 및 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번 투자 확대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종합적인 지원 방안은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