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는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 여러 영양소가 포함돼 있어 흰쌀밥 대신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헬스조선은 국제학술지 ‘위험 분석(Risk Analysis)’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현미가 백미보다 높은 수준의 ‘무기 비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기 비소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유기 비소는 비교적 독성이 낮고 인체에서 빠르게 배출되지만, 무기 비소는 농약이나 살충제에 포함된 경우가 많고 체내에 축적되면 암을 유발하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무기 비소, 해조류에서도 발견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톳, 모자반 등 일부 해조류에 무기 비소가 다량 포함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톳은 평균 6.4㎎/㎏, 모자반은 6.0㎎/㎏의 총 비소가 검출됐다. 이는 다시마(3.2㎎/㎏), 김과 미역(각각 2.1㎎/㎏)보다 높은 수치였다. 특히 무기 비소는 톳과 모자반에서만 검출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수십 건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현미 역시 비소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쌀겨에 무기 비소가 농축돼 있어 현미의 총 비소 함량은 백미보다 약 24%, 무기 비소는 약 40% 더 높았다. 일부 샘플에서는 백미보다 무기 비소 농도가 10배가량 높게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아이에겐 더 위험하다
성인의 경우, 현미 섭취로 인한 비소 노출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체중당 섭취량이 높은 어린이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생후 6~24개월 유아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선, 현미를 규칙적으로 먹은 아이가 백미를 먹은 또래보다 무기 비소 노출량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연구진은 일부 유아가 체중 1㎏당 하루 0.295㎍의 무기 비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국제식품안전당국의 기준치인 0.21㎍을 넘어서는 수치다.
현미, 이제 먹으면 안 될까
현미 섭취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조리법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김진택 을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헬스조선에 “현미를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으면 비소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준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도 “권장 섭취량을 지키면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검출 기술이 달라지면 권장량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미 세척, 제대로 하면 '비소 35%' 줄인다
2020년 MBC 뉴스는 무기 비소 농도를 줄이기 위한 올바른 현미 세척법을 소개했다. 현미를 물에 불리기 전 손으로 2~3회 휘저은 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4회 이상 헹구는 방식이다.
이후 현미 양보다 6배 많은 물을 붓고 1시간 동안 불린다. 충분히 불린 뒤에는 물을 버리고, 새 물로 밥을 지으면 된다.
밥을 지을 때는 현미 양의 1.5배 물을 더 넣는 게 좋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영양소의 95% 이상을 유지하면서도 비소 함량을 약 35%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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