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배구 여제' 김연경(37)이 친정팀 흥국생명의 어드바이저로 새 출발한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14일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31표)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후 취재진과 만나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취재진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건 그의 향후 진로였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드바이저 계약서는 아직 쓰지 않았다. 그래서 구체적인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다”라면서도 “아마도 선수 영입이나 외국인 선수 계약 과정에서 조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태극마크를 내려놨던 김연경은 2023년 여자 배구대표팀 어드바이저를 맡아 국가대표 선수들 지도에 힘을 보탰다.
정관장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거두고 만장일치 챔프전 MVP를 수상한 김연경은 이날 정규리그 MVP까지 획득하며 18년 만의 통합 MVP로 은퇴 시즌을 마무리했다.
'선수 생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올림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3차례 나갔는데 올림픽은 나가본 사람만이 안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다 와 있다. 참 기억에 많이 남는 거 같다. 첫 해외 진출 때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리고 이번 마지막 우승 때도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 발전에 관한 속내도 전했다. '다시 나오지 않을 선수'라는 평가에 "저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연경은 "저 같은 선수가 앞으로도 나오면 좋겠지만 어려운 부분은 있다. 국내 배구의 유소년 풀이 너무 작고 시스템도 부족한 면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유소년이 튼튼해져야 선수들이 잘 배우고 올라올 수 있다. 선수 풀을 넓히고 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취재진은 당장 다음 시즌 V리그 인기를 걱정했다. 그러자 김연경은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 관중 수가 급격히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관심은 적어질 것 같다"며 "리그 시스템이 바뀔 필요가 있다. 용병 선수 수를 늘린다거나 이벤트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등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이 성장해서 LA 올림픽, 그 이후 올림픽까지 출전할 수 있도록 미래적인 부분을 잘 계획해야 한다. 국제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진출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 리그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리그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공식 기자회견 후 흥국생명 선수단과 회식이 예정돼있다. 기분좋게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얘기할 것이다. 이후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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