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척박한 모터스포츠 환경의 새 길을 여는 ‘박재희’ STE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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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척박한 모터스포츠 환경의 새 길을 여는 ‘박재희’ STEM 대표

오토레이싱 2025-04-14 14:49: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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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순탄하지 않은 ‘길’ 위에 그가 있다.

박재희 대표.
박재희 대표.

현실을 마주한 이도 미래에 대한 보장은 낯선 영역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야 할 길이라고 여겼고 확신했기에 그는 ‘무소의 뿔처럼’ 묵묵하게 나아갈 뿐이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 분야에 종사(비즈니스 포함)하는 것은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도 같다. 인프라는 더 갖춰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주의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이처럼 국내 모터스포츠 업계가 냉소적인 성격을 띄는 것은 처해 있는 환경과 맞닿아 있어서다. 모터스포츠의 선진국과는 다르게 국내 모터스포츠 환경은 척박했다. 그나마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경남 창원에서 ‘F3 코리아 슈퍼프리’가 개최되면서 국내 모터스포츠는 오랜만에 기지개를 활짝 폈고 세상에 이름을 드러냈다. 활성화 기운은 넘실댔고, 모터스포츠인들의 의욕은 차고 넘쳤다.

F3를 넘어 전 세계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F1 그랑프리’를 개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이 됐다. 경상남도가 창원특례시(당시는 진해)에 F1 그랑프리를 개최할 서킷을 건설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식이 전해지는 등 모터스포츠의 봄이 오는 듯 했다.

그러나 더 이상 확장성을 갖지는 못했다. F3 슈퍼프리는 2003년을 마지막으로 국내 모터스포츠와의 이별 아닌 이별을 고했다. 엎친데 덮쳐 국내 유일의 서킷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보수공사를 이유로 문을 닫아걸었고, 국내 모터스포츠 업계에는 빙하기가 찾아왔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업계의 고민이 시작될 때 국내에서는 전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레이스가 선보였다. 바로 ‘F1 인 스쿨스’라는 아주 낯선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모터스포츠라고 분류해도 될까?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고개를 가로저을 때 그는 “얘들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동차를 만들어보자”라며 야심차게 모터스포츠의 문을 두드렸다. 바로 ‘모형자동차 제작 기반의 융합 교육 개척자인 박재희 대표였다. 이때부터 20여년 외길을 걸어온 박재희 대표는 한국 융합교육의 새로운 장을 연 선구자로 평가를 받는다.

F1 in Schools(현 STEM RACING)는 9세부터 대학생까지 참여하는 국제적인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대회다. 학생들이 실제 F1 레이싱 팀과 유사한 방식으로 팀을 구성하고, 1/20축소된 F1 모델 자동차를 설계, 제작, 테스트 및 경주하는 과정을 통해 STEM 분야에 대한 흥미와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박재희 대표
박재희 대표

박재희 대표는 2006년 잘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융합교육 분야로 발을 돌렸다. F1 in Schools의 커리큘럼(모형 자동차를 만들며 공학과 과학, 디자인 연구하는)에 푹 빠진 그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모델 구축에 힘을 쏟았다. 자동차 개발의 진행 과정을 ’학생‘들의 수준으로 맞춰 각자의 분야(마케팅, 디자인, 엔지니어 등)의 직업군을 만들었고, 이를 통한 역할 놀이(Role Playing)를 실습 교육에 도입했다.

그렇게 10년 동안 울산광역시에서 ’자동차의 날‘기념 행사로 모형자동차 제작/경주대회를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2009년 ‘제3회 울산자동차의 날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F1 자동차 과학 캠프’를 통해 영남지역대회(고등학생 12팀, 대학생 13팀)를 운영, 고등학교 우승팀을 이끌고 2010년 F1 코리아 GP 개최를 기념해 영국에서 열린 ‘F1 in Schools’ 세계대회에 참가했다. 울산정보통신고등학교(현 울산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주축이 된 ‘GENAS(GENesis of Automobile System, 자동차의 기원)’는 당시 레드불 F1팀에서 후원하는 ‘불굴의 의지상(Perseverance in the Face of Adversity Award)’을 수상해 팀원들은 물론 관계자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박재희 대표는 “2006년부터 2013년말까지 (주)민정지가 국내에 F1 in Schools를 소개하고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를 통해 국내 청소년들의 STEM에 관심을 높이고, 관련 분야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만약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주)민정지가 없었다면 현재의 F1 in Schools도 없다고 보면 된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그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지원한 현대모비스도 팀의 활동을 빛나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대표는 2013년말부터 STEAM EDU LAB이라는 회사로 계속 학생들을 위한 교육회사를 운영하고 았다. 그는 멈추지 않는 대신 진화하는 자동차에 맞춰 자율주행의 핵심 요소인 센서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대해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켜켜이 쌓았다. 복잡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모형자동차를 활용한 새로운 교육 방식을 연구하는 것이 과제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센서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등 자율주행의 핵심 요소를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교육 현장에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데 힘썼다.

그 결과 산업통상자원부 전국 25개 대학 대상의 ‘미래형자동차 자율주행 SW 경진대회’ 규정을 만들고, 자율주행 심사 위원으로 활동하며 첨단기술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관련 분야의 활발한 강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그의 노력을 업계가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박재희 대표
박재희 대표

박재희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은 특정한 분야의 연구 대상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 환경을 확장하는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고정 관념의 틀을 깨고 창의적인 요소를 접목한 자동차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원하는 학생들이 ‘팀 워크’를 이뤄 자연스럽게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제는 대중 속으로도 깊이 들어가고 있다. ‘STEM RACING’은 4월 4일부터 13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 일반인들에게도 알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만난 박재희 대표는 “STEM 레이싱이 기술과 교육의 가교역할을 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자동차를 활용한 융합 교육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올해 박재희 대표는 다시 국제무대에 도전장을 던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바로 2025 F1 싱가포르 그랑프리 기간 중 개최되는 ‘STEM Racing World Finals’에 국내 대표를 출전시키는 것. 현재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의 Drift X Racing 팀이 한국 대표로 올해 세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모터스포츠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박재희 같은 선구자들의 노력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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