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과 美 관세 대응 위한 전략적 동맹 결성할까

미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사는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할 예정인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에 포스코가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약 이 협력이 성사된다면, 국내 1위 및 2위 철강업체가 해외에서 공동 투자에 나서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국내 철강업계에 큰 충격을 줬으며, 이에 따라 철강업체들은 지속적인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대한 지분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미국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시장을 전략적 핵심으로 삼고 있다는 포스코의 의지를 반영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이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연간 270만 톤의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총 투자금은 약 58억 달러에 달하며, 그 중 절반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계열사 및 기타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가 주요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다.

고율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양사는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투자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포스코는 현지 생산을 통해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에 무관세로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동맹은 단순한 투자 협력을 넘어, 향후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도 공동 연구개발(R&D)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힘을 합치면 R&D 비용을 분담하고 실패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과거 앨라배마 열연·냉연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서의 실패를 경험으로 삼아,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프로젝트를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 현대제철도 중국의 저가 공세와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포스코와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협력은 국내 철강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코리아 원팀'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두 기업이 힘을 합쳐 미국의 관세 폭탄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향후 국내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진행하는 제철소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투자는 단순한 사업적 협력을 넘어 국내 철강업계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두 회사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