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1위인 업비트와 하나은행의 제휴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업계 일각에서 주목받고 있다.
14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기존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와 오는 10월 계약 종료를 앞둔 업비트가 하나은행과 신규 계약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업비트의 주요 경쟁사의 행보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 빗썸과 코빗도 각각 KB국민은행,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는 상태다. 특히 빗썸이 KB국민은행과 제휴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업비트의 고민도 늘어났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휴 은행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되면서다. 빗썸은 일찌감치 지난 1월 20일 KB국민은행 계좌 사전 등록을 개시했고, 3월 24일부터 KB국민은행과 입출금 제휴를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은 30%를 꾸준하게 유지 중이다. 3월 방문자수는 빗썸이 966만명, 업비트가 808만명으로 빗썸 높았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제휴 은행 변경 등을 통해 지난 2월에도 업비트의 월간 방문자 수를 앞선 바 있다.
이같은 빗썸의 약진에 업비트도 기존 시중은행은 제휴선으로 선택해 시장 선두 위치 방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실제 업비트와 하나은행의 제휴 성사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제휴가 성사되면 업비트의 시장 1위 위치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은 물론 주요 5대 은행 중 하나인 하나은행을 제휴선으로 더욱 많은 고객 확보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와 하나은행이 제휴를 위한 기반 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업비트는 하나은행의 '하나인증서'를 도입했다. 업비트의 하나인증서는 기존 네이버와 카카오톡 인증서 외에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추가된 사례다.
반면 현재 업비트와 제휴중인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제휴 종료를 대비해 금감원에 '비상계획' 제출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 전체 수신액 중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제휴가 종료될 경우 대규모 자금 이탈로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케이뱅크가 추진중인 기업공개(IPO)에도 악영향을 줄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거래소와 은행 제휴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며 "인증서 도입은 시스템 구축 등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하면 (업비트와 하나은행 간 제휴를 위한) 발빠른 행보로 볼 수 있으며, 금감원의 이래적인 비상계획서 제출도 우연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적절지 않다"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및 변화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업계와 제휴를 통해 관련 시장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업비트의 하나은행 인증서 도입 △오는 10월 업비트와 케이뱅크 제휴 종료 △업비트와 하나은행 간 신규 제휴 등 수순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업계 일각의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주요 은행장과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1거래소·다자은행'을 건의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암묵적인 룰인 '1거래소·1은행' 체제를 깨자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업비트와의 제휴에 움직임을 보이자 아직 제휴한 가상자산거래소가 없는 우리은행 적극적 행보로 풀이된다.
업비트 관계자는 "하나은행을 비롯한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 관련해서 논의중인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나 타 거래소들도 하나은행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과 같은 시중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 이익 최대화와 만족도를 높이는 건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Copyright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