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야심차게 선보인 신작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이 초반부터 혹독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고 있다. 첫 방송부터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2회 만에 0%대로 추락하며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바니와 오빠들’ 2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0.9%를 기록했다. 이는 첫 방송이 기록한 1.3%보다 0.4%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자사 금토드라마 역사상 최저 시청률 중 하나다. 특히 2021년 MBC 금토드라마 편성이 시작된 이후 첫방 시청률로 ‘꼭두의 계절’과 함께 역대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2회 만에 0%대로 하락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굴욕이다.
‘바니와 오빠들’은 1억 7,000만 회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한 동명의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연애에 서툰 여주인공 ‘바니’가 다섯 명의 남성과 엮이며 감정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다. 특히 원작은 2019년 9월 연재를 시작해 지금까지 장기 연재 중인 인기작으로, 로맨스 장르 팬들 사이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MBC는 이를 바탕으로 2030 여성 시청자층 공략에 나섰으며, 콘텐츠 IP 확장의 의미도 컸던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웹툰의 인기와 기대와 달리, 드라마는 초반부터 시청자 반응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1회부터 바니(노정의)와 황재열(이채민), 차지원(조준영)의 만남, 아찔한 해프닝 등 다채로운 사건들이 이어졌지만, 웹툰과 드라마 간의 온도차, 신인 배우 중심의 캐스팅, 서사의 설득력 부족 등이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맨스물 특성상 캐릭터의 감정선이 밀도 있게 누적돼야 하는데, 도입부의 빠른 전개와 감정의 간극이 시청자 몰입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시청자 반응도 극명히 엇갈렸다. “풋풋하고 감성적이다”, “신선한 배우들의 매력이 있다”는 긍정 평가도 있었지만, “연기가 어색하고 오글거린다”, “과도한 조명과 유치한 연출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특히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되면서 이탈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웹툰 원작 팬이나 10~20대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비주얼 캐스팅은 만족스럽다”, “OST와 색감이 예쁘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웹툰과의 간극에 대한 평가도 분분하다. 일부 팬들은 “웹툰의 디테일이 드라마에서 생략돼 감정선이 약해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낸 반면, “드라마만의 감성도 있다”, “편하게 보기 좋은 작품”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포맷과 표현 방식의 차이로 인해 일부 장면에서는 극적인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원작과 다른 방향의 해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2회에서는 본격적인 삼각관계의 서막이 올랐다. 바니는 황재열과의 채무 관계로 묶이며 엇갈린 감정선을 겪는 한편, 차지원과의 식사 약속에서 설레는 기류를 보이다가 과거의 그림자가 드리우며 다시 혼란에 빠진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조아랑(김현진)이 바니에게 적극적인 호감을 표현하면서, 본격적인 로맨스 다각 구도에 불이 붙었다.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이 얽히고설키는 구조는 청춘 로맨스 장르의 핵심인 만큼, 향후 전개에서 보다 입체적 매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황재열은 바니에게 자신의 옷을 내어주는가 하면, 필기를 도와달라며 자신의 수업에 데려가는 등 전보다 한층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감정의 변화를 암시했다. 반면 차지원은 첫사랑의 존재로 등장한 여동생 차혜원(채제니)을 통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바니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했다. 이처럼 주요 남성 인물들의 서사가 점차 살아나면서, 중심 서사에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바니와 오빠들’은 충성도 높은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실시간 시청률이라는 변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초반부터 0%대 시청률로 주저앉은 만큼, 향후 전개와 연기 완성도, 연출 톤의 조율이 없을 경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아직 2회까지밖에 전개되지 않은 상황이며, 로맨스 장르 특성상 중반 이후 인물 간 감정선이 본격화되며 반등하는 흐름도 적지 않다. 시청률보다는 팬덤과 입소문 중심으로 움직이는 스트리밍 시청률이나 해외 반응도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바니와 오빠들’ 3회는 오는 18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시청률 반등 여부와 더불어 웹툰 원작의 감성을 얼마나 현실감 있게 구현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플랫폼 다변화와 함께 지상파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타깃 시청자와 접점을 확장해나갈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회(04.11) 1.3%
-2회(04.1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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