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마리오 카트 월드’ 80달러 책정···‘합리적’ 가격이란 분석도

▲ 닌텐도 스위치2. 사진=한국닌텐도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최근 신작 게임 콘솔 ‘스위치2’를 공개한 닌텐도가 독점작 ‘마리오 카트 월드’의 가격을 80달러(약 11만원)로 발표하면서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굿즈가 포함된 ‘디럭스 에디션’ 수준으로 게임값이 지나치게 비싼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그간 게임 가격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비싼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에 따르면, 해당 매체는 1982년부터 21개 연도에 대한 게임 가격 데이터를 모은 후 모든 가격을 지난 2월 기준으로 인플레이션 조정했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80년대에 판매된 카트리지 게임은 제조 단가가 높고 경쟁도 적었기 때문에( high manufacturing costs and low competition) 30~40달러에 책정됐더라도 현재 기준으로는 100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CD 기반 콘솔이 등장한 1990년대부터 2010년 말까지 게임 정가는 50달러~60달러를 오갔지만,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2025년 기준으로는 약 90달러로 마리오 카트 월드의 가격보다 비쌌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테크니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가 급등하면서 게임 가격 인상도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수십 년간 2~3%대 연간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엔 4.7%, 2022년에는 8%까지 급등했으며, 이후 몇 년간 연간 물가 상승률은 3% 아래로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80달러인 게임 가격이 2020년 당시 65달러였던 게임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스테크니카는 “2017년 닌텐도가 ‘마리오 카트 8’에 책정한 60달러는 현재 78달러의 가치가 있다”며 “2008년 50달러로 출시된 ‘마리오 카트 위(Wii)’도 현재는 74달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닌텐도는 스위치2와 게임의 가격 책정과 관련해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더그 바우저 닌텐도 미국 법인 사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 게임을 살펴보고 개발 진척도나 게임 플레이의 깊이와 폭, 반복 가능성과 장기적으로 즐길 정도까지 고려한다”며 “이 외에도 가격을 결정하는 데 많은 요소가 있으므로 우리는 기준 가격을 정해놓지 않았다( haven’t set a benchmark)”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게임 가격 인상의 트렌드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업계를 대표한다기보다 닌텐도가 옳다고 판단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콘텐츠(게임)의 가치를 판단해 적정 가격을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닌텐도는 지난 9일 미국에서 스위치2 사전 판매 예약을 예고했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잠정 연기됐다.
 
닌텐도 측은 “미국 내 닌텐도 스위치2 사전 예약은 관세 영향과 시장 상황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4월 9일에 시작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450달러에 책정된 스위치2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1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스위치2는 최대 590달러, PS5 ‘아스트로 봇’ 번들은 그와 유사한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닌텐도는 90일간 일시적으로 상호 관세 적용에서 제외된 베트남 내 생산 거점을 통해 미국 시장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