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나 도전을 목표하면서 망설일 때가 있다. 특히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그것이 옳은 결정일지' 아니면 앞으로 인생 향방을 '어떤 게 변화시킬지' 불확실한 두려움에 고민이 생길 수 있다.
많은 직장인들이 갖고 있는 목표인 ‘창업’을 예로 들어보자. 언젠가 직장에서 독립해 자기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 많은 직장인들이 ‘언젠가는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시작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어려워지는 문제 중 하나는 ‘언젠가’. 즉, 시기다. 창업을 하고는 싶은데 과연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사실 직장을 박차고 나오기 얼마 전까지 정해진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과감하고 무모한’ 결정에 주요 동인이 될 수 있는 말이 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내가 아니면 누가?"(If not now, when?" "If not me, who?")
1980년 24시간 뉴스가 나오는 CNN을 설립하고 오늘날 언론 제국을 만든 테드 터너(Ted Turner)가 한 말이다.
테드 터너는 한 때 미국에서 가장 많은 땅을 소유한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가 소유한 부동산은 8만㎢(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는 약384㎢)가 넘는다.
그는 또한 미국 토종 들소인 '버팔로'를 가장 많이 사육하는 목장주이기도 하다. 그가 한 때 사육한 버팔로는 약 50만 마리가 넘는 수준으로 전 세계 버팔로 개체수의 10%에 달했다고 한다.
그는 요트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언론 제국을 건설하는 동안에도 틈틈히 요트를 즐겼던 그는 1974년 아메리카 컵을 거머쥐기도 했으며 1993년에는 요트 관련 권위있는 '아메리카 컵 명예의 전당' 회원에도 가입돼 있다.
유명 여배우 제인 폰다(Jane Fonda)가 세 번째 부인인 그는 여성편력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그가 설립한 CNN은 오늘날 220개가 넘는 나라에서 15억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다. 출범 초기 미국에서 CNN을 시청하는 가구는 170만에 불과했다.
사실 CNN의 설립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24시간 뉴스 채널을 만든다는 터너의 아이디어는 당시 케이블 채널 업계에 황당하게 받아들여졌으며 누구도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당연히 뉴스 채널에 대한 투자를 받는 것도 어려웠다. 그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대부분의 부정적인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과 개인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끌어모아 CNN의 설립 자금을 마련했다.
"모든 일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늘이 무너질 수도, 지붕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이 세계가 본 적이 없는 뉴스를 보여주겠다."
터너가 CNN 설립을 준비하면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기존 텔레비전의 저항에도 맞써야 했다. 경쟁 채널들은 법적 수단은 물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CNN의 개국을 막으려 했다. 이에 대해 터너는 개국을 준비하는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우리는 계획에 맞춰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방송은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세상이 끝날 때까지 방송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CNN은 터너의 계획에 맞춰 개국했다. 처음에는 엄청난 적자를 냈고 필요한 자금은 예상했던 약 200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서면 곧바로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결국 CNN의 성장은 터너의 즉흥적이고 무모한 결정 성향도 주요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터너의 성공의 시작은 사전 준비가 된 것은 아니었다. 한 마디로 그의 잠재적 열정에 즉흥적인 결정이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그의 무모하고 즉흥적인 결정이 성과를 낸 일화를 여럿이 있다. 그 중 유명한 일화는 바로 ‘걸프전’이다.
설립 초기 막대한 적자를 내던 CNN의 행보는 1990년 ‘걸프전’을 계기로 급반전하게 된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도 전에 CNN은 이미 이라크 정부와 협상을 했고, 신형 휴대용 위성 송출기를 이용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중계하기 위한 승인을 따낸다.
CNN이 하루에 1만 달러를 내고 빌린 민간 전세기는 위기 상황에 기자들을 대피 시키기 위해 요르단 수도 암만에 대기하고 있었다.
당시 조지 부시(George Bush) 미국 대통령은 터너에게 사상자가 발생하기 전에 바그다드에서 빠져나오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하지만 기자들은 바그다드에 머물렀고, CNN만이 전쟁지대에서 뉴스를 생방송한 세계 유일의 언론이 됐다. 이후 CNN은 비약적인 성장으로 전 세계 뉴스 채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테드 터너가 전쟁 지대 생방송을 결정했을 때도, 아마 그는 머릿속에서 ‘If not now, when?’ ‘If not me, who?’를 되 뇌였지 않았을까?
“머릿속에 머물면 꿈이 되지만 실행하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믿음이자 바람이다. 꼭 그렇게 될 수 있길 필자도 매일 소망하고 있다.
여러분 역시 중요한 결정에 망설이고 있다면 ‘If not now, when?’ ‘If not me, who?’를 되뇌이면서 용기를 얻으시길….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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