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난데 없는 ‘스파이 상주설’로 뒤숭숭하다. 안 그래도 최악의 성적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이번 사태는 ‘안 풀리는’ 집안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바람잘 날이 없다.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잉글랜드)이 이번엔 ‘스파이 색출’ 작전에 돌입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울버햄턴과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경기를 하루 앞둔 12일(한국시간)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팀 내 누군가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토트넘에 스파이가 존재한다는 발언이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11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 홈경기(1-1 무)를 앞두고 측면 공격수인 윌송 오도베르가 결장할 것이라는 루머가 등장했고, 실제로 오도베르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하지 못했다.
이를 근거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누군가 계속 정보를 흘려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조짐이 있었다. 문제를 해결했다고 여겼는데, 여전히 다양한 루트와 여러 시점에서 정보가 새어나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선수 부상은 굉장히 예민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언론이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특정 팀에서 누군가 다쳤거나 주변과 불화를 겪었다는 내용이 퍼지면 걷잡을 수 없다. 상대팀에겐 대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팀 전체를 통솔해야 할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에겐 치명적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독 많은 부상자들로 정상적인 전력 구축에 애를 먹고 있고 그로 인해 역대 최악의 성적 부진을 겪고 있다. EPL은 챔피언십(2부) 강등권에선 아직 안전하나 중하위권을 멤돌고 있고, 축구협회(FA)컵은 32강에서, 리그컵은 4강에서 탈락했다. UEL은 토트넘에 남은 마지막 한줄기 희망인데, 몹시도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오도베르의 결장 소식이 퍼진 것이 달가울 리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 부상 관련 정보가 너무 구체적이다. 다만 ‘스파이’가 선수나 에이전트들은 아닐 것이다. 누구인지 감은 잡힌다”면서 “우린 의료 정보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뤄오고 있다. 같은 편에서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스파이 그룹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그는 “의료 기록은 신중히 다뤄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주장 손흥민에게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미 끊임없는 혹평에 시달리는 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장 안팎에서 손흥민은 여전히 팀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손흥민은 늘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준다. 프랑크푸르트전도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존재”라고 감쌌으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손흥민 또한 코치진과 함께 리더 그룹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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