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동물이 입증한 ‘효능’…탄저백신 28년 만에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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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동물이 입증한 ‘효능’…탄저백신 28년 만에 국산화

투데이신문 2025-04-13 08:44: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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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제공=GC녹십자]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제공=GC녹십자]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2001년 9·11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사회는 또 다른 위협에 직면했다.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언론사와 의회, 백악관에 배달됐고 이는 5명의 사망자와 22명의 감염자를 남겼다. 탄저균이었다.

치명률이 무려 97%에 달하는 탄저균은 열악한 환경에서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고 공기 중 살포도 가능해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1급 법정감염병이다. 당시 미국에선 흰색 가루만 발견되면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되거나 회항할 정도로 공포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모든 탄저병이 치명적인 건 아니다. 2009년 질병관리청에서 발간한 ‘탄저백신 개발 동향’에 따르면 감염동물이나 오염된 배설물 등을 통해 발병하는 ‘피부탄저’는 치료받을 경우 사망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오염된 고기를 섭식하며 발병하는 ‘장탄저’는 적절한 치료가 수반되면 사망률이 25~60%다.

반면 호흡기를 통해 발병하는 ‘호흡기탄저’는 사망률이 100%에 가깝다. 생물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우도 호흡기탄저에 해당한다. 생물학적 테러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병원체로 꼽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 최초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28년 만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1997년부터 탄저백신 연구를 시작, 2002년부터 GC녹십자와 공동으로 백신 개발을 이어갔다.

당초 2013년 개발을 완료하고 2015년부터 생산 및 비축을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탄저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보니 조심스럽게 연구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배리트락스주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탄저균의 방어항원을 선택 발현한 단백질 기반 백신이다. 기존 백신은 세균 배양을 통해 생산돼 극미량의 독소가 남아 부작용 우려가 있었지만, 배리트락스는 비병원성 발현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문제는 임상 3상이었다. 치명률이 높은 탄저균 특성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윤리적, 실질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질병청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개발 촉진법’에 따라 ‘동물규칙(Animal Rule)’을 적용해 동물모델을 활용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토끼 모델을 이용해 백신 접종 후 장기 면역 효과와 생존율을 확인했다. 백신을 4회 접종한 토끼들에게 6개월 뒤 실제 탄저균 포자를 주입한 결과, 높은 생존률과 탄저 독소 중화 항체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약물의 안전성 확인을 주요 목표로 하는 임상 2상 시험에서는 건강한 성인에게 접종 시 충분한 방어항체가 형성되고, 이상 반응은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등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술로 완성된 배리트락스주는 향후 국가 비축물자로서 생물테러 위협에 전략적 대응 수단이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바이오스락스(BioThrax) 백신, 영국 에이브이피(AVP) 백신이 허가를 받아 탄저 예방에 쓰이고 있다.

자체 생산 시설까지 갖춘 GC녹십자는 정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양산 체계도 확보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탄저백신 국산화를 통해 생물테러 등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감염병 대응을 넘어 글로벌 보건 안보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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